中 장단에 놀아나는 원자재 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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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쓸이땐 천정부지 치솟다
재고 줄이기 나서자 맥못춰
납-철광석-구리 줄줄이 급락

지난 몇 년간 원자재를 ‘싹쓸이’하며 국제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켰던 중국이 최근 들어 원자재 수입을 줄이면서 원자재 시세가 급락하고 있다.

중국이 원자재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그동안 사들였던 재고를 사용하면서 구리 철광석 납 등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 시간)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원자재 수입을 줄이고 재고 소진에 나서면서 국제시장에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다우존스-UBS 상품지수는 작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올해 초에 비해 9.9% 하락한 상태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전문가들은 중국이 원자재 수입을 줄이면서 가격 하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나탈랴 나퀴비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납 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은 3월부터 본격적으로 납 수입을 줄이기 시작했고 국제 납 가격은 4월 중순 이래 26%나 하락했다”고 말했다.

맥쿼리증권은 중국 방문 이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가전업체 등 철강 최종 수요자들도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철강 재고는 1월 최고 수준에 도달한 뒤 이후 15%가량 줄었다고 맥쿼리증권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제시장에서 열연 강판 가격이 4월 말 이래 10% 하락했으며 철광석 가격은 23% 떨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구리의 경우도 4월 중국의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줄었다.

원자재 애널리스트들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원자재 재고 소진과 국제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당분간 재고를 더 줄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중국이 인플레에 대한 우려로 돈줄을 조이면 원자재 수입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원자재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재고 소진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국제가격이 충분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다시 수입을 위해 시장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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