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김정일 직접 명령’ 결론” 뉴욕타임스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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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승계 확고히하려 도발
작전국장 승진, 치하차원”

미국 정보당국은 천안함을 침몰시킨 북한군의 어뢰 공격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직접 명령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22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확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북한의 리더십과 군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에 기반을 둘 때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고위 당국자를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에서 취합한 극비사항에 대한 평가에 간여한 인사라고 표현했다. 이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3남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천안함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확신이 커져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특히 지난달 25일 북한의 78주년 건군절 기념일을 맞아 제586부대를 방문하고 비슷한 시점에 북한군 총참모부 김명국 작전국장을 4성 장군으로 복귀시킨 것은 이번 공격에 대한 치하의 의미가 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배로 3성 장군으로 문책성 강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명국 국장은 천안함 공격을 보복 차원에서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것. 북한 군사 분야 전문가인 조너선 폴락 해군대 교수는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천안함 공격을 자신이 벌인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김 위원장의 586부대 방문은 공격 성공에 대한 명백한 논공행상의 의미가 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김명국 국장이나 제3의 북한 군부 인사가 독자적으로 공격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뉴욕타임스는 “미국과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천안함 사태와 김 위원장을 직접 연계시키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상 명령을 내렸다는 확증을 잡을 수 없다는 이유 외에도 북한의 선전선동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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