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 위안화 절상 허허실실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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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국익부터 고려하겠지만…”
“외부의 압력은 부당하지만…”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중국은 외부의 환율 절상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도 절상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지만 중국이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폐회 기자회견에서 “환율문제에 대해 후 주석과 솔직한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위안화가 평가절하돼 있다는 점과 중국이 과거 수년간 시장지향적인 자세를 보여온 것은 옳은 결정이라는 내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환율 절상 일정을 제시받지는 못했지만 중국이 최선의 자국 이익을 고려해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며 중국 측에 환율 절상 압박을 가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뉴스편집인협회 연설에서 “환율개혁은 중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의 환율에 대한 우려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측은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외부압력은 부당하다고 반발하면서도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후 주석을 수행해 워싱턴을 방문한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의 무역불균형은 위안화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외부압력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 정부가 환율 개혁의 의지가 있다고 덧붙여 절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문가들 “6월 말 절상”

한편 중국이 위안화 절상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중국이 조만간 환율을 절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19명의 외환전문가에게 설문을 한 결과 12명이 6월 말 위안화가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5명은 9월 말, 나머지 2명은 올해 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안화 절상 폭과 관련해 응답자들은 올해 말까지 위안화가 지금보다 3.1% 절상된 6.62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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