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좋아져 인력 부족…1년前 짐쌌던 농민공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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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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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 해도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들이 연안 주요 도시 기차역을 가득 메웠으나 1년 만에 공장 직원들이 거리로 나가 직접 농민공을 찾아 나설 만큼 구인난이 심해졌다. 사진은 광둥 성 거리에서 한 여성이 ‘招工(자오궁·직원 구함)’이라고 쓴 종이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광둥=구자룡 특파원
지난해 초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 해도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들이 연안 주요 도시 기차역을 가득 메웠으나 1년 만에 공장 직원들이 거리로 나가 직접 농민공을 찾아 나설 만큼 구인난이 심해졌다. 사진은 광둥 성 거리에서 한 여성이 ‘招工(자오궁·직원 구함)’이라고 쓴 종이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광둥=구자룡 특파원
3월 10일 중국 광둥(廣東) 성 광저우(廣州) 외곽. 행색으로만 보면 중소기업 사장으로 보이지 않는 중년 남성들이 크고 작은 호소문을 한 장씩 들고 즐비하게 서 있다.

내용은 ‘자오궁(招工·근로자 구함)’. 이 자리에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위기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농민공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호소문을 들고 있었으며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적혀 있었다. 이제 사장님들의 구인 호소문에는 ‘급여 인상’ ‘근무조건 개선’ 등이 빼곡하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최근 소개한 이 한 장의 사진은 남부지역의 인력 부족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보여준다.

중국은 1년 전 금융위기에 따른 타격으로 ‘세계의 공장’이라는 위상이 흔들릴 정도로 농민공들의 해고가 잇따랐다. 하지만 동부연안 지역은 1년 만에 대반전이 일어나 극심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언론은 ‘농민공 공황(農工荒)’으로 이런 현상을 표현했다.

남부 주장(珠江) 강 삼각주에서만 줄잡아 100만 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하며 둥관(東莞)과 선전(深(수,천))이 각각 80만, 광저우만 20만 명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싱가포르 롄허(聯合)조보는 전했다.

국가통계국은 24일 “2009년 말 현재 전국의 농민공은 1억4533만 명가량으로 동부 연안지역은 9076만 명이며 이는 전년 대비 8.9%가량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주장 강 삼각주 지역 22.5%, 창장(長江) 강 삼각주 지역은 7.8%가 각각 줄었다. 산업이 발달한 동부지역에서 경제 회복에 따라 인력수요가 크게 늘어나 농민공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중서부 내륙지방의 농민공들이 동부 연안지역으로 오지 않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중부와 서부 지역은 농민공이 전년 대비 각각 33.2%와 35.8%가 늘었다. 중앙정부의 서부 대개발 등으로 중서부 지역의 발달이 가속화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2월 춘제(春節·중국 설) 이후 고향에서 돌아오지 않는 농민공들이 올해 특히 많아 동부 연안지역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직원을 구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급여를 40%가량 올리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근로자들은 급여 인상과 함께 근무환경 개선, 휴일 확대 등 ‘급여 외’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광둥=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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