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태워 반대의원 설득…앙숙 폭스뉴스 출연해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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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건보개혁 노력에 찬성파 속속 늘어

건강보험개혁법안 의회 통과를 독려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와 호주 방문까지 미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건강보험개혁법안을 지지하기 위해 오하이오 주로 가면서 대통령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동승시킨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 의원(오하이오)은 17일(현지 시간) 그동안 법안 반대 입장을 바꿔 의회에서 표결이 이뤄지면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쿠치니치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빙이 될 법안 처리 과정에서 내가 캐스팅보트를 쥐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앞으로 내 표를 카운트할 때 찬성으로 분류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건강보험은 국민의 권리라고 확신한다”며 “지금이 얼마나 절박한 때인지를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쿠치니치 의원의 지역구인 오하이오 주로 에어포스원을 타고 가면서 그를 동승시켜 집요하게 설득한 것이 효력을 발휘한 것이다.

댄 머페이 하원의원(뉴욕)도 건강보험개혁법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하고 당 지도부에 16일 통보했다고 미 의회전문매체인 ‘힐’이 보도했다. 머페이 의원은 부동표로 분류돼 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을 받고 찬성 쪽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오후 6시(현지 시간) 자신과 앙숙 관계인 보수성향 폭스뉴스의 브렛 베이어 씨가 진행하는 인터뷰 프로그램에 1시간 동안 출연해 건강보험개혁법안 통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폭스뉴스는 보수성향 인사와 공화당 의원들을 등장시켜 오바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 백악관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보수성향 시청자들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뷰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의회가 고려하고 있는 ‘조정(reconciliation·과반수만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키는 방식) 절차’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을 지금 제대로 고치느냐 여부”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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