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자루이 오늘 방북… 김정일 만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후진타오 메시지 전달 가능성
청와대 비서관 訪美맞물려… 6자-정상회담 길닦기 주목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6일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남북 정상회담을 놓고 한미 양국 당국자들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북-중 간에도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을 가져올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왕 부장이 6∼9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례 방문의 형식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6자회담 재개와 남북 정상회담 이슈가 걸려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 외교안보라인의 핵심이자 과거에도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2005년 2월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한 직후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에게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따라서 왕 부장의 이번 평양 방문은 북한의 평화협정 논의 요구로 북-미 간에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본격적인 대북 설득에 착수하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왕 부장의 메시지를 예단할 순 없지만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문제가 테이블에 올라올 가능성이 크며 후 주석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도 전달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도 방북 계획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중국의 중재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현실화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남북 정상회담과 6자회담 간의 함수관계 등 자칫 미묘한 입장 차이를 빚을 수 있는 사안들을 긴밀히 사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4일 방한한 데 이어 김태효 대통령외교전략비서관이 3∼5일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의 주요 외교안보 관련 참모들을 만났다. 한국 정부는 6자회담과 정상회담이 서로 충돌하는 관계는 아니지만 정상회담을 먼저 한 뒤 이를 통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는 모양새가 낫다는 판단인 반면 미 행정부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다음번에 이뤄져야 할 핵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