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방선거 野 민진당 승리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마잉주 총통 “엄숙하게 반성”
中과의 교류 속도 늦출수도
차이 민진당 주석 스타로

5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이 승리해 지난해 5월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총통 취임 후 가속화된 중국 대륙과의 교류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지 관심이다.

민진당은 4년 전 국민당에 내줬던 이란(宜蘭) 현장 선거에서 승리해 현장 자리를 3석에서 4석으로 늘렸다고 대만 롄허(聯合)보가 6일 보도했다. 이란 현은 ‘대만의 제1현’으로 대만 여야 정당에 모두 전략적인 의미가 큰 곳이다. 국민당은 화롄(花蓮) 현도 무소속에 내줘 현장 시장 자리가 14석에서 12석으로 줄었다.

특히 득표율에서 민진당은 2005년 지방선거 당시 38.2%에서 이번에 45.32%로 높아져 국민당(47.88%)과 불과 2.56%포인트 차로 좁혔다. 이는 1986년 창당 이래 지방선거 최고 득표율이다. 국민당은 이날 함께 실시된 지방의회 및 향진 단위 지자체장 선거에서도 득표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마 총통은 투표 결과가 나온 후 “반성하는 엄숙한 태도로 이번 선거가 전하는 경고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대륙과의 급속한 관계 개선에 대한 견제 심리, 8월 태풍 모라꼿에 대한 늑장 대처, 경제위기로 인한 높은 실업률 등이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비링(管碧玲) 민진당 입법위원은 6일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고,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21일부터 타이중(臺中)에서 가질 4차 양안 회담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에 나섰다.

한편 이번 선거를 통해 취임 18개월여 만에 승자가 된 차이잉원(蔡英文·53·여) 민진당 주석이 스타로 떠올랐다. 롄허보는 “차이 주석이 솽잉(雙英·마잉주와 차이잉원) 대결에서 승리했다”며 “2012년 대선의 유력 후보로까지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 주석은 “유권자들이 마 총통 정부에 불신임 투표를 던진 것이며, 민의를 저버리고 시정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큰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주석은 지난해 5월 주석 취임 때만 해도 당내 기반이 약하고 정치경험이 적은 데다 당내 내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연약한 샤오잉’, ‘실권 없는 공주’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8월 태풍 모라꼿 당시 재빨리 대만 동남부 현장을 돌며 지원에 나서 주목을 받았으며, 9월 입법위원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는 차이 주석의 지지도가 마 총통을 앞지르기도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