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다른 수렁에 빠질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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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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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 팔레오마바에가 美하원 아태소위원장

“베트남전 참전용사로서 하는 충고다. 아무리 봐도 아프가니스탄전쟁은 베트남전쟁의 재판이 되고 있다.” 에니 팔레오마바에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민주·사모아·사진)은 1일 레이번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전쟁 전략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군 3만 명 증파 결정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증파 결정에 공감하나.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아프간전쟁은 베트남전쟁을 쏙 빼닮아 가고 있다. 부패한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그렇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미군이 희생될 가능성이 높다. 나는 파병된 50만 미군 중 한 명이었고 우리는 10년이 지난 뒤 패배를 인정하고 베트남의 공산화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진행 중인 전쟁에서 손을 들고 나올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을 돕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신뢰의 위기를 걱정한다. 아프간을 잃을 경우 파키스탄마저 위태롭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미국이 이 전쟁을 하고 있는지를 설득하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도 크다. 3만 명 증파 시 450억 달러가 추가로 든다는 점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미국경제 회복과도 연관지을 수 있나.

“엄청난 재정적자를 가진 정부인데도 오바마 정부는 여전히 씀씀이가 크다. 미국인의 11% 정도가 일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규모 경기부양자금이 보통 사람들을 살리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월가를 되살리고 대기업을 먹여 살리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메인스트리트’의 분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결국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비준에 적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지 않은가.

“내년에 기회의 창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동차 문제를 다시 들여다보라고 한 것도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FTA 의회 비준을 위해 힘을 보태겠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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