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카페 vs 스타벅스 ‘유럽전쟁’

  • 입력 2009년 10월 6일 02시 58분


코멘트
매장 확대 - 즉석커피 신제품 공방

햇볕이 내리쬐는 노천카페에서 달콤한 크루아상과 함께 에스프레소 커피를 음미하는 문인들. 과거 유럽의 커피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런 유럽의 전통이 커피 시장을 공략하는 두 글로벌 프랜차이즈 회사의 불꽃 튀는 경쟁으로 흔들리고 있다.

‘맥카페’라는 커피매장 브랜드를 내세운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는 최근 “올해 안에 유럽 전역의 맥카페 매장을 1100곳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200곳을 추가로 신설해 맥카페를 ‘유럽 제1위 커피전문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기름 냄새 진동하는 햄버거 매장 분위기를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상당수 맥카페 매장은 기존 맥도널드와 달리 유명 가구디자이너가 설계한 의자와 소파, 테이블로 내부를 꾸몄다.

맥카페의 맞수는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현재 유럽지역에만 1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최대 커피전문점이다. 맥카페에 밀리지 않으려면 경쟁적으로 매장 확대에 나서야 하지만 추가 비용이 부담이다. 이미 유럽 전역에 자리 잡은 맥도널드의 패스트푸드 매장 일부를 개조하면 되는 맥카페와 달리 스타벅스는 추가로 매장 한 곳을 여는 데만 35만 달러를 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전통 커피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는 이탈리아에는 진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커피 가격도 에스프레소 한 잔에 2.80달러로 맥카페(2.50달러)보다 비싸다.

맥카페에 비해 가족 단위의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점도 스타벅스의 약점이다. 한 여성 고객은 최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에 “스타벅스는 10대가 많아서 아이를 데려가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패스트푸드점이 갖지 못하는 커피전문점만의 세련된 분위기를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또 인스턴트커피 ‘비아(Via)’로 시장 공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고급 즉석커피로 소비자를 잡겠다는 것. 최근 AP통신에 따르면 비아는 영국에서 스타벅스의 기대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커피보다는 차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는 커피시장의 80%가량을 원두가 아닌 1회용 커피가 차지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