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는다면 좌절감과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이를 극복해 완치되거나 완치에 가까운 수준까지 이른다. 동아일보는 새해를 맞아 ‘병을 이겨내는 사람들’ 시리즈를 시작한다. 그들의 투병 스토리가 똑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투병 의지를 불태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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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미 씨(62)는 2022년 10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를 모두 마치고 현재는 항호르몬제를 매일 먹고 있다. 완치까지는 갈 길이 멀다. 민 씨 치료를 맡은 차치환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다른 암보다 복잡하다. 수술 후 10년은 지나야 완치…
갑상샘(갑상선)은 목 앞쪽 중앙 부위에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양쪽으로 나비 날개를 펼친 모양새다. 갑상샘 호르몬을 만드는 게 주 역할이다. 갑상샘 호르몬은 체온을 유지하고 신체 대사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한다. 과다하게 분비되면 갑상샘 기능 항진증, 부족하게 분비되면 갑상샘 기능 저하증…
2020년 12월, 대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정윤재 씨(71)는 겁이 났다. 그래도 심각한 질병은 아닐 거라며 놀란 마음을 달랬다. 정 씨는 치루가 재발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여 년 전에 치루 진단을 받았었다. 치루가 악화해 지금 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동네…
배에 있는 혈관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복부대동맥이다. 이 동맥을 통해 배와 골반, 다리로 혈액이 공급된다. 건강한 상태라면 복부대동맥 굵기는 2∼2.5cm다. 하지만 혈관 벽이 약해지면 점점 굵어지다가 나중에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를 수 있다. 복부대동맥류다. 일반적으로는 정상 굵기에서…
주부 최은영 씨(50)는 중학생 시절 신(腎)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단백뇨가 나오고 몸이 부으며 저(低)알부민혈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당시 최 씨의 체중은 62kg이었다. 의사는 체중부터 빼라고 했다. 이뇨제를 먹어 가면서 일주일 새 10kg을 뺐다. 그 덕분이었을까. 몸이 조금은 좋…
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만성신부전증 최은영 씨20대 중반에 진단, 25년째 투병뇌사자 신장 이식 후 첫째 아이 출산신장 나빠져 투석 중 둘째 아이 출산주부 최은영 씨(50)가 중학생이었을 때다. 우연한 기회에 병원 검사를 받았다. 의사는 신장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신증후군…
언젠가부터 잇몸이 붓기 시작했다. 흔한 잇몸 염증이려니 생각했다. 염증약을 먹는 것으로 치료를 끝냈다. 예상과 달리 잇몸 염증은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동네 치과에 갔다. 의사의 표정이 심상찮았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그제야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대형 치과 병원에서…
언젠가부터 잇몸이 붓기 시작했다. 흔한 잇몸 염증이려니 생각했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염증약을 먹는 것으로 사실상 치료를 끝냈다. 예상과 달리 잇몸 염증은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동네 치과에 갔다. 의사의 표정이 심상찮았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그제야 슬슬 걱정되기 시…
초등학생이던 28년 전, 전정협 씨(39)는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친구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특히 여자아이들과 대화할 때 어려웠다. 남자아이들보다 훨씬 더 웅얼대는 것처럼 들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 전 씨의 인공 와우(蝸牛·달팽이관)…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청각장애 전정협 씨인공와우 수술로 한쪽 귀 청각 되찾아28년 전인 1996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전정협 씨(39)는 그제야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언제부터 친구들의 말소리가 잘 안 들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 씨는 “증세가 그…
13년 전이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민태 씨(61)는 어느 날 치과에서 치아 스케일링을 받았다.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병원 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 이마 주변에 갑자기 ‘찌릿’ 통증이 나타났다. 평소 다니던 의원에 갔더니 별거 아니라며 약을 줬다. 그 약은 솔직히 …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한 것은 2012년경이었다. 변비는 심해졌다. 얼굴도 살짝 부었다. 항상 피곤했다. 체중은 7kg이 빠졌다. 피부미용 스파숍을 운영하는 홍은희 씨(45)의 투병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주기적인 배앓이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2∼3주 과로하면 ‘픽’ 쓰러졌…
2016년 8월, 초등학교 체육 교사 손정원 씨(40)가 김정은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를 찾았다. 손 씨의 병명은 ‘중증 건선’. 10년 이상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치료는 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악화했다. 건선은 각질이 은백색 비늘 혹은 붉은색 발진 형태로 전신을 덮는 염증…
2021년 2월, 이태현 씨(51)는 A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떴다. 몸은 병상에 묶여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도통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기억을 되짚으려 애썼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족에게 물었다. 방 여러 곳에 구토한 뒤 화장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