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나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는다면 좌절감과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이를 극복해 완치되거나 완치에 가까운 수준까지 이른다. 동아일보는 새해를 맞아 ‘병을 이겨내는 사람들’ 시리즈를 시작한다. 그들의 투병 스토리가 똑 같은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투병 의지를 불태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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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던 28년 전, 전정협 씨(39)는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친구들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특히 여자아이들과 대화할 때 어려웠다. 남자아이들보다 훨씬 더 웅얼대는 것처럼 들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 전 씨의 인공 와우(蝸牛·달팽이관) 수…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청각장애 전정협 씨인공와우 수술로 한쪽 귀 청각 되찾아28년 전인 1996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전정협 씨(39)는 그제야 청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언제부터 친구들의 말소리가 잘 안 들렸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 씨는 “증세가 그…
13년 전이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정민태 씨(61)는 어느 날 치과에서 치아 스케일링을 받았다.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병원 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 이마 주변에 갑자기 ‘찌릿’ 통증이 나타났다. 평소 다니던 의원에 갔더니 별거 아니라며 약을 줬다. 그 약은 솔직히 …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한 것은 2012년경이었다. 변비는 심해졌다. 얼굴도 살짝 부었다. 항상 피곤했다. 체중은 7kg이 빠졌다. 피부미용 스파숍을 운영하는 홍은희 씨(45)의 투병 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주기적인 배앓이의 원인을 알 수 없었다. 2∼3주 과로하면 ‘픽’ 쓰러졌다.…
2016년 8월, 초등학교 체육 교사 손정원 씨(40)가 김정은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를 찾았다. 손 씨의 병명은 ‘중증 건선’. 10년 이상 여러 병원을 전전했지만, 치료는 쉽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악화했다. 건선은 각질이 은백색 비늘 혹은 붉은색 발진 형태로 전신을 덮는 염증…
2021년 2월, 이태현 씨(51)는 A병원 응급실에서 눈을 떴다. 몸은 병상에 묶여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도통 짐작할 수조차 없었다. 기억을 되짚으려 애썼지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족에게 물었다. 방 여러 곳에 구토한 뒤 화장실에…
최희원 씨(47)가 30대 후반이던 10년 전. 어느 날 만난 지인이 “얼굴이 너무 안 좋아 보인다”고 했다. 당시 최 씨는 다이어트 중이었다. 실제로 체중이 짧은 시간에 5kg이 빠졌다. 최 씨는 다이어트가 효과를 본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 무렵부터 배가 자주 아팠다. 동네 의…
채순분 씨(68)는 젊었을 때부터 체한 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러다가 10년 전에는 처음으로 조금 심한 소화 불량 증세를 경험했다. 간혹 동네병원에서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는 심장 판막증의 초기 증세였다.…
채순분 씨(68)는 젊었을 때부터 체한 듯한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러다가 10년 전에는 처음으로 조금 심한 소화 불량 증세를 경험했다. 간혹 동네병원에서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는 심장 판막증의 초기 증세였…
김숙자 씨(67)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였다. 콩팥 기능이 6%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다가 올해 4월 말에 콩팥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집도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 씨는 새 콩팥을 얻었으니 만성 신부전증에서 해방될 거라고 믿었다.…
김숙자(67) 씨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였다. 콩팥 기능이 6%까지 떨어졌었다. 그러다가 올 4월 말에 콩팥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집도했다.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김 씨는 새 콩팥을 얻었으니 만성 신부전증에서 해방될 거라고 믿었다. 아니었…
세균에 감염된 뼈에 염증이 생기면 골수염이 된다. 무릎 주변 부위에서 많이 발생한다. 청소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과 발열이 대표적인 증세다. 항생제를 처방하는 등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면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완치에 가까워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골수염으로 악화할 …
2017년 가을, 심재흥 씨(46)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혈뇨는 이틀 후 사라졌다. 인터넷에서 피로 때문에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글을 봤다. 당시 심 씨는 영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술과 담배도 많이 했다. 그래서 혈뇨가 나…
2017년 가을, 심재흥 씨(46)는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혈뇨는 이틀 후 사라졌다. 인터넷에서 피로 때문에 혈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글을 봤다. 당시 심 씨는 영업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몸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심했었다. 술과 담배도 많이 했다. 그래서 혈뇨가 …
충북에 사는 김용덕 씨(50)는 35세이던 2008년 당시의 기억이 선명하다. 배 속에 묵직한 돌덩이가 들어앉은 것처럼 답답해졌다.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이라 생각했다. 속을 뻥 뚫어준다고 광고하는 약을 사 먹고, 열심히 자전거도 탔다. 체했나 싶어 손가락도 따 봤다. 한의원에서 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