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면세업계 울상… 할인 이벤트로 고객 잡기 안간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01시 40분


[토요기획] 고환율에 달라진 여행 풍속도
여행객 발길 뜸해진 면세점
달러 강세에 가격 메리트 줄어
면세점 매출 10년내 최저 전망
유커들,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

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모습. 2025.9.9/뉴스1
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모습. 2025.9.9/뉴스1
1400원대 고(高)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면서 면세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다. 환율 부담이 판매가에 반영되며 면세점과 시중 가격 차이가 줄어들자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어서다. 면세업계는 할인 프로모션 강화, 체험형 콘텐츠 운영 등으로 고환율 충격을 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422.2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 평균치(1498.9원)보다 높다. 지난해 12월 22일과 23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각각 1480.1원, 1483.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이틀 연속 148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6년 만이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업계의 매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80억5514만 달러(약 11조6477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95억6946만 달러)보다 15.8% 줄었다. 올해 연간 매출은 최근 10년 내 최저치였던 2015년(81억4259만 달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면세업계가 환율에 민감한 이유는 면세품 가격이 달러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기준 판매가가 함께 뛰고, 이로 인해 사실상 면세 효과도 줄어든다. 삼일회계법인은 ‘보릿고개 넘는 K면세점, 위기 진단과 제언’ 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치솟으면서 면세품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도 기대만큼 크지 않은 상황이다. 요즘 유커들의 소비가 명품이나 글로벌 브랜드 중심의 쇼핑 위주인 면세점보다 다양한 가격대의 K브랜드 쇼핑을 할 수 있는 백화점 또는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로 불리는 도심형 유통 채널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명품 위주의 면세 쇼핑 대신 마뗑킴, 젠틀몬스터 등 신생 K패션 매장이나 K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찾아 체험 위주의 소비를 즐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중국도 내수 부진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이라며 “이에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행 상품이나 중국에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체험 중심의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들은 고환율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할인 혜택을 늘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까지 구매 고객에게 자사 전용 지불 수단인 LDF PAY를 최대 169만 원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연말 기간 온라인몰에서 ‘럭키 박스’를 통해 추가 적립금과 면세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외국인 수요를 겨냥한 참여형 콘텐츠도 확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12층에 ‘베러 메모리즈 포스트’ 이벤트 존을 조성해 엽서를 우체통에 넣으면 해당 국가로 무료 발송해주는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10월에는 개개인에게 어울리는 색상을 찾아주고 화장품 브랜드를 추천해주는 등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는 ‘퍼스널컬러 진단 클래스’도 진행했다.

#고환율#면세업계#원-달러 환율#면세점#매출 부진#할인 프로모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