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그녀의 속옷은…”

  • 입력 2009년 9월 12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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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의원 부적절한 관계 대화
테이프 공개되며 의원직 사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하원의원이 청문회장에서 방송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자신의 불륜 사실을 떠벌린 내용이 뒤늦게 공개돼 9일 의원직을 사임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클 듀발 의원(54·사진)은 7월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장에서 잠시 정회된 사이 동료 공화당 의원과 잡담을 나눴다. 마이크가 꺼졌다고 생각한 그는 여성 2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을 자랑스레 털어놨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당시 청문회 실황을 촬영하던 방송카메라의 비디오테이프에 그대로 녹화됐다.

테이프 편집과정에서 뒤늦게 이를 알아챈 로스앤젤레스 지역방송 KCAL-TV가 8일 내용을 공개했고 동영상은 유튜브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테이프에서 듀발 의원은 자신과 밀회를 즐긴 여성이 ‘작은 안대만 한 작은 속옷(little eye-patch underwear)’을 입었다고 묘사했고 한 여성의 나이가 자신과 18세나 차이가 난다고 자랑했다. 또 잠자리에서 나눈 노골적인 대화도 떠벌렸다.

2006년 주 의회에 진출한 듀발 의원은 아내와의 사이에 자녀 2명을 두고 있으며 평소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입법 활동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관계를 가진 여성 중 1명은 듀발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공공시설상업위원회와 업무 관련이 있는 셈프라 에너지사의 로비스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듀발 의원은 테이프가 공개된 지 하루 만인 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언이 부적절했고 깊이 후회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동료 의원들에게 깊은 상처를 줘 죄송하다”며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즉각 의원직을 사임했다. 하지만 성관계를 맺지는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주 하원은 이날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고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정치 감시 시민단체인 커먼 코즈 캘리포니아 지부는 “에너지업체와 로비스트들이 의원들을 상대로 성 상납 로비를 벌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철저한 규명을 촉구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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