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후 인플레 위험” 세계은행-IMF총재 경고

  • 입력 2009년 6월 10일 02시 51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국제 금융기구 수장들이 앞으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면 급격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빠져들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실시한 대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유동성 공급정책이 가져올 후유증을 우려한 것이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8일(현지 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포럼에서 “세계경기가 올해 9∼10월 전환점을 맞고 내년 상반기에는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기가 끝나면서 세계적으로 급격한 인플레가 발생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엄청나게 늘어난 유동성을) 어떻게 (순식간에) 말릴 수 있겠느냐”며 “위기 이후의 세계경제 상황이 결코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제는 경기 부양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면서 “신용 경색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부양만 이뤄지면 (몸에 나쁜) 당도(糖度)만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위르겐 슈타르크 집행 이사도 이날 “유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인플레 조짐이 보이면 ECB가 초저금리 기조에서 (즉각) 벗어날 것“이라면서 마냥 경기를 부양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과민반응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통상적으로 유동성이 풀린 후 인플레이션 발생까지는 1.5∼2년이 걸리는 데 지난해 10월부터 유동성이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올해 내에 물가상승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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