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기아차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입력 2009년 4월 22일 17시 31분


기아차는 하느님이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외치는 웨스트포인트 빌리 헤드 전 시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기아차는 하느님이 내려주신 축복이라고 외치는 웨스트포인트 빌리 헤드 전 시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美웨스트포인트, 가동앞둔 기아車에 기대

미국 남부 조지아 주의 한 소도시가 기아자동차 공장 가동을 앞두고 지역경제 회복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조지아와 앨라배마주 경계에 위치한 인구 3500명도 채 되지 않는 소도시 웨스트포인트 주민들에게 기아자동차 공장은 '하늘이 준(heaven-sent)' 희망이다.

인근 트루프 카운티에 기아자동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소렌토를 생산하는 북미 지역 첫 공장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웨스트포인트도 곳곳에서 경기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용품점을 운영하는 말콤 말론 씨는 지난해 사업 규모가 70%나 커졌으며 회합 장소인 '로저 바비큐'를 운영하는 데비 윌리엄스 씨는 손님이 꾸준히 늘자 바닥을 나무로 깔았다.

주산업이던 방직업이 1990년대 들어 쇠퇴하면서 경제가 밑바닥까지 추락한 이곳 주민들은 3년 전 기아자동차 공장 설립 계약이 타결되자 교회 종을 울리고 "기아자동차를 보내주신 예수여,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세우기도 했다.

전형적인 남부도시인 이곳은 인구가 33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시골이다. 그러나 이 도시도 미국 섬유산업이 잘나갔을 때에는 웨스트포인트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섬유산업이 침체되면서 도시가 쇠락했다. 현재 웨스트포인트의 빈곤층 비율은 20%로 12% 선인 미국 평균에 비하면 훨씬 높다. 때문에 이 도시 주민들이 올해 미국에서 유일하게 오픈하는 자동차 공장에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곳에 기아차의 투자금액만 12억 달러(약 1조1000억 원·2006년경 투자결정 당시 환율 기준) 생산능력은 연간 30만 대에 달한다. 기아차는 앞으로 2500명까지 고용할 예정이며 하청업체의 신규 고용도 75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과 호텔 등 다른 업종에서도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품업체 채용 인원 2000여 명과 현지 직원 2500명 등 45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미국 남부 지역 주정부들의 지원도 화끈하다. 전통적인 미국 자동차 벨트인 오대호 주변과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과 무(無)노조 정책 등 다양한 인센티브로 기아자동차와 같은 외국 자동차회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거의 4억 달러에 이르는 세금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다.

2000년 이래 미국 자동차업계와 관련 산업의 일자리가 절반으로 줄어든 가운데 외국 기업의 진출은 현지 기업들의 감원 충격을 완화하고 있다. 조세 토프라크 에드문즈 닷컴 애널리스트는 기아차가 최근 미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경기후퇴(recession) 시기에 경제적인 자동차 모델을 내놓는 등 긍정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드류 퍼거슨 웨스트포인트 시장은 "웨스트포인트는 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반짝이는 곳"이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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