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성장률 올해 ―4% 내년 4.2% 전망

  • 입력 2009년 2월 4일 03시 01분


수출의존 심해 글로벌 불황 직격탄 맞지만

기초체력 양호 경제회복 속도 가장 빠를것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4.0%로 비관적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에는 4.2%로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본 건 대외 무역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의 경제구조와 관련이 깊다.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교역대상국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 급격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데다 내수 기반까지 취약해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IMF의 설명이다. IMF는 올해 한국의 내수 부문이 작년보다 5.1% 줄고, 순수출(수출―수입)은 1.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내년에 한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를 것이란 예상은 세계 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기력을 차리면서 무역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둔 것이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한 만큼 회복기에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설명.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우리의 금융 부문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건전하고 기업의 재무구조도 건실하다”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을 IMF가 타당한 것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TV 토론회에 출연해 “IMF나 월드뱅크는 한국이 가장 먼저 4.2% 이상으로 가장 높게 경제가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IMF의 수정 전망 내용을 미리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제지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가 내년에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IMF의 전망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내년에 4.2% 성장하는 것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단순 계산으로는 성장률이 무려 8.2%포인트 높아지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올해 깎아먹은 만큼 만회해 2008년 수준으로 돌아갈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4.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은 국내외에서 나온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4.0% 성장이 현실화되면 일자리 감소 폭이 40만 개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급락에 따른 반등효과와 재정 조기집행의 효과 등을 들어 올해 한국의 실제 성장률은 IMF 전망보다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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