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사당의 ‘슬픈 역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200여년전 건설때 흑인노예 노역 동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한 미 의회의사당은 신체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적인 공민권을 확보하지 못했던 흑인 노예들이 지은 곳이다.

대통령 부인인 미셸 여사의 조상 역시 남북전쟁을 통해 흑인노예가 해방되기 전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농장에서 노예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00년대 의사당 건물이 처음 세워졌을 때 부근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이었고, 대공사를 담당할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건축 담당자들은 흑인노예 투입을 결정했고 정부 요청에 따라 노예소유자들은 노예 1인당 연간 60∼70달러를 받고 자신의 노예 차출에 협조했다.

USA투데이는 19일 “노예들은 수확이 끝난 뒤 겨울철까지 일주일에 6일, 때로는 휴식도 없이 일주일 내내 일해야 했다”며 “많을 때는 공사투입 노예가 800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1790년대 초에 시작돼 1800년 제2대 존 애덤스 대통령 때 완공된 백악관도 흑인노예들의 피와 땀이 어린 곳이다. 1795년 백악관 건설 당시 인부 명단에는 톰, 피터, 벤, 해리, 대니얼이라는 5명의 노예도 있다. 이들 모두 공사에서 목수로 일했다.

이후에도 흑인노예들은 1860년대 중반까지 백악관 내 주요 노역을 담당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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