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 脫중국 러시… 中-홍콩 증시 회복 발목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중국, 홍콩에 상장된 은행 지분을 잇달아 매각해 중국, 홍콩증시의 회복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우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14일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중국 탈출 러시’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31일 UBS가 중국은행 H주 지분 33억7000만 주(1.3%)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7일 중국건설은행 H주 56억2000만 주(2.4%)를, 스코틀랜드은행(RBS)은 중국은행 주식 20억 주를 매각했다.

허 연구원은 RBS가 보유 중인 중국은행 주식 4.25%를 추가로 매각할 것을 고려하는 등 2005∼2006년 중국의 은행들이 홍콩에 상장되며 유입된 외국계 자본이 3년 만에 철수할 조짐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이 같은 ‘탈중국’ 현상을 보이는 것은 우선 재무적인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UBS는 최근 금융위기로 스위스 정부로부터 60억 스위스프랑을 지원받았고, BoA도 미국 정부로부터 15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

중국 주요 금융사들이 기업공개(IPO)를 한 뒤 3년이 흘러 보호예수기간이 해제되는 올해와 내년에 해제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증시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허 연구원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중국 은행주를 잇달아 매각하는 것은 2005∼2006년 대규모 IPO로 시작된 차이나 열풍이 냉각되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강력한 경기부양책 뒤에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고, 보호예수기간 해제가 올해 중반 이후 중국 대형 은행주의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국, 홍콩증시의 추세적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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