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게임기 등 ‘방콕’族 상품만 팔린다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감원 한파에 소비심리 꽁꽁 얼어

“연말연시 집에서 ” 해외여행 격감

급속한 경기 악화로 일본에서는 연말연시를 집에서 조용히 즐기려는 ‘방콕’족이 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일본 대형백화점의 경우 12월에 신사복, 숙녀복, 미술품, 보석류 등의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반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정용 게임기, 명절요리 매장만은 붐비고 있다는 것.

예년에는 12월 말부터 1월 초까지 열흘가량 되는 휴가를 이용해 해외여행에 나서는 일본인이 적지 않았으나 올해는 이 기간 해외여행객도 5년 만에 처음으로 60만 명 이하로 내려앉았다.

불황에도 불패를 자랑하던 휴대전화 판매도 줄고 있다. 한 조사회사의 앙케트에서 ‘3개월 내에 휴대전화를 구입 또는 교체할 예정’이란 응답이 6.6%였던 데 반해 ‘향후 1년간 구입할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가 42%에 달했다.

반면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1월 1일 발매된 닌텐도의 휴대용게임기 ‘닌텐도 DSi’는 현재까지 일본 국내에서만 100만 대 넘게 팔려나갔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데는 일본 대표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와 캐논 등에서 들려오는 영업이익 감소 소식과 대량 감원 소식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 대기업이 올 들어 감원한 직원은 확인된 경우만 4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자동차 공장이 있는 아이치(愛知) 현이나 캐논 공장이 있는 규슈(九州) 일대에서는 갑자기 해고 통고를 받고 사원용 숙소에서 쫓겨난 파견직 근로자들이 고용소개센터에 몰려들고 있다. 또 대형 제조업 공장 주변 도시에는 노숙자도 부쩍 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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