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내년 7만명 감원”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최악상황’ 대비 구조조정 착수… 씨티그룹 2만3000명 줄일듯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인 미국 금융업계에서 내년도에 7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금융회사들의 내년도 사업계획이 확정되는 이달 안으로 이 같은 규모의 구조조정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두둑한 보너스로 거침없이 달려왔던 미국 금융가에 이처럼 칼바람이 부는 것은 내년도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앞으로 몇 년 안에 뉴욕 금융업계에서만 5만5000∼7만8000명의 실직자가 생길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금융위기가 시작된 뒤 이미 전 세계 금융업계에서 15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상업은행보다는 투자은행(IB)과 주식거래 분야 종사자들이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금융산업 불황으로 세수는 줄어들고 모기지 대출로 인한 주택시장이 계속 침체를 겪으면서 뉴욕 런던 홍콩 등 금융산업의 중심지가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 경제전문가는 “금융회사들의 4분기(10∼12월) 실적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상당수 회사는 25∼30%의 인력을 해고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경영여건이 좋은 골드만삭스도 지난주부터 감원에 들어가 전체 인력의 10%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씨티그룹도 2만3000명 감원을 진행 중이며, 메릴린치는 이미 5700명, 모건스탠리는 4400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이 신문은 “4분기 수익이 예상보다 악화되고 내년에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감원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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