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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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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확실히 달라졌다. 억압은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 중국인들은 필자가 베이징에 체류하던 1980, 90년대에 비해 더 자유롭게 살고 있다. 일반인들도 쉽게 해외여행을 하고 거주지와 직장을 자유롭게 선택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비판적인 웹사이트를 검열하고 골치 아픈 블로그를 폐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중국인은 ‘인터넷 만리장성(Great Firewall)’을 쉽게 뛰어넘는다. 문제 있는 글이 검열에 걸려 삭제돼도 곧 50여 개의 새로운 글이 다시 인터넷에 올라온다.
이것은 고양이와 쥐의 게임이다. 보통 쥐가 잡힐 때 더 주목받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게임에서 고양이가 아닌 쥐가 이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년 동안 필자는 정기적으로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테스트해 왔다. 비판적인 글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2003년에는 중국 인터넷 채팅방의 모든 글이 검열의 눈을 비켜가지 못했다. 중국인인 척하고 비판적인 글을 올리려 해 봤지만 매우 정중하고 완곡한 표현일 때만 가능했다.
시간이 가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필자의 몇몇 글은 온라인에 자동으로 게재됐다. 물론 이를 발견한 검열기관이 재빨리 삭제했다. 올해 들어 개방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허용되지 않지만 은근한 정부 정책 비판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필자는 런민(人民)일보 웹사이트를 통해 날카로운 비판과 반체제적인 글도 올릴 수 있었다. 일부 사이트는 ‘파룬궁(法輪功)’ ‘톈안먼(天安門)’ ‘인권’ 등 민감한 단어를 쓰면 자동으로 걸러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단어 사이에 쉼표를 찍는 등의 방법으로 쉽게 피해갈 수 있다.
솔직히 내가 쓰는 정부 비판 글은 지루하다. 대부분의 중국 누리꾼은 정치보다 금융에 관심이 많다. 중국 채팅방은 요즘 증시 폭락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 글에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주식시장에서 쪽박을 차게 생겼는데 누가 그것(인권)에 관심을 갖기나 하는가”라고.
나는 최근 소후닷컴, 야후중국 등 포털사이트에 중국어 블로그를 만들어 중국의 리더십을 비판하고 파룬궁 수련자의 자유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1989년 톈안먼 학살’을 끄집어냈다.
블로그의 글은 문제없이 올라갔고 한참이나 게시돼 있었다. 이제 일일이 검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도 필자의 중국어 블로그를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현재 3000만 개의 블로그가 있다. 아주 민감한 정치적 문제를 건들지 않는 이상 이제 정부는 신경 쓰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 중국 젊은이들은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의사표현을 한다. 한 젊은 중국인 여성은 필자를 도와 매우 선동적인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는 ‘공산당을 타도하자’는 문구를 가리키며 “이것 봐, 이런 글도 올라갔어”라고 말했다.
필자는 겁이 나서 “체포되지 않으려면 즉시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글을 지웠다. 아마 속으로는 ‘이 미국인은 정말 겁쟁이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