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다시 미국으로”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州정부들 인센티브 보따리로 외국기업 유치전

CEO들 “농담같지만 미국에 공장짓는게 경제적”

유럽 기업들이 최근 신규 제조업 생산기지로 아시아나 동유럽이 아닌 미국을 선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제조업이 미국을 향하고 있다는 얘기다.

FT는 “제조업이 미국으로 향하는 것은 달러화 가치 하락보다는 미국 주 정부들이 각종 인센티브를 보장하며 외국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독일 자동차그룹의 회장은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이젠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게 더욱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테네시 주는 최근 독일 최대의 자동차그룹인 폴크스바겐이 채터누가 지역에 1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세우는 데 5770만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피아트의 한 고위 간부는 “미국 주 정부가 제공하는 막대한 지원을 외면하고 다른 곳으로 갈 이유가 없다”며 “이런 제안을 거절한다면 바보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철강업체인 티센크루프는 미 앨라배마에 철강공장을 짓는 대가로 인센티브로 8억11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루이지애나 주로부터는 20억 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제의도 받았지만 저리로 9억 달러를 차입할 수 있다는 추가 제의를 받고 앨라배마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센티브가 투자유인책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저가 생산기지로 각광받던 중국과 동유럽 지역의 임금이 상승한 가운데 최근 몇 달은 강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달러화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은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스위스 대기업의 한 관계자도 “미국 주 정부들이 공장을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해주고 막대한 면세 혜택을 제공하면서 미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며 “미국의 높은 노동생산성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 공장 유치에 나섰던 테네시 주 정부의 투자유치 책임자인 매트 키스버 씨는 “앨라배마 주는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동과 남미를 제치고 공장 유치를 이뤄냈다”며 “이곳은 공장을 지으려는 이들에겐 천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더라도 5억 달러에 이르는 추가 수입이 발생하고 10억 달러에 이르는 새로운 세원이 만들어진다”며 “외국 공장 유치는 우리에게도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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