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프랑스 호화 요트 승무원 30명이 피랍 1주일 만인 11일 모두 풀려났다. 프랑스 특수부대(GIGN)는 이들이 석방되자마자 헬기를 동원한 기습 작전으로 해적 6명을 체포했다. 프랑스 정부는 생포한 해적을 프랑스 법정에 세울 계획이다. 3개의 돛이 달린 호화 요트 ‘포낭’호가 소말리아 해역 아덴 만에서 납치된 것은 4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내무장관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압둘라히 유수프 소말리아 대통령과 긴밀히 연락하며 사건을 직접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직후 승무원들이 해적의 총 앞에 붙들려 있는 사진이 바로 공개됐다. 프랑스가 사건 초기부터 해적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추적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영국 특수부대(SAS)와 함께 유럽 최고의 특수부대로 꼽히는 GIGN이 이들의 구출을 위해 7일 소말리아에 인접한 지부티에 급파됐다.포낭호의 선주는 라디오 무선을 통해 해적과 협상을 시작했다. GIGN의 전문가가 협상의 전 과정에 개입했다. 포낭호 선주는 200만 달러의 몸값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이 든 돈 가방이 해적에게 전달됐고 그 대가로 프랑스인 22명을 포함한 승무원 30명이 11일 모두 풀려났다. 프랑스 특수부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해적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요트가 억류돼 있던 가라드 지역으로부터 10km 떨어진 곳에서 돈 가방을 싣고 달아나는 해적의 차량을 포착하고 5대의 헬기와 50명의 부대원을 동원해 기습작전을 개시했다. 물론 소말리아 정부의 승인하에 이뤄진 작전이다. 특수부대는 차량의 엔진을 파괴하고 큰 어려움 없이 해적들을 체포하고 몸값의 일부도 되찾았다.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해적들이 창궐하는 해역에서 선박들의 안전운행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적인 활동을 강화할 것을 유엔에 촉구했다. 소말리아 정부 대변인은 해적들과의 전쟁에 다른 나라들도 적극 참가해 줄 것을 요구한 뒤 “각국 정부가 이번에 해적을 상대로 작전을 전개한 프랑스의 사례를 따른다면 해적들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발을 못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