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성화봉송’ 생중계…中-티베트 ‘뜨거운 감자’로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세계의 어머니’ 품 안에서 다툼이 예상된다.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50m)는 현지어로 ‘초모랑마’라고 부른다. 에베레스트는 영국 측량관리의 이름을 딴 것. 영국인들이 이 산을 측량하기 전부터 현지에서는 초모랑마라고 불렀다. ‘세계의 어머니 신’이라는 뜻을 지닌 티베트 말이다.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성화 채화 행사를 앞두고 중국은 전 세계 언론에 성화 봉송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언급한 것이 바로 성화의 초모랑마 정상 등정이다. 중국은 이를 생중계하기 위해 4000m, 7000m, 8000m의 고지대에서 중계 시설을 설치하고 특별 중계팀과 성화 봉송단이 연습을 거듭했다.

중국 내 성화는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가 다른 도시들을 돌고 있는 사이 하나는 특별히 초모랑마 등정을 위해 모셔진다. 5월 중 날이 좋은 날을 골라 오를 예정이다. 다른 도시를 돌던 성화는 이 초모랑마 등정행사에 맞춰 일정을 조정한다. 성화가 초모랑마 등정을 마치면 두 성화는 티베트의 중심도시 라싸에서 하나로 합쳐질 예정이다.

24일 그리스 올림픽 성화 채화행사장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올림픽을 통해 티베트 독립요구를 전 세계에 알리려는 티베트인들이 이 행사를 그냥 놔둘 리가 없다. 티베트 시위자들은 올림픽 성화 봉송구간에서 티베트 구간을 빼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초모랑마의 티베트 지역 등정 구간을 폐쇄하고 군경을 배치했다. 네팔 쪽에도 압력을 넣어 올림픽 성화 봉송기간에 초모랑마 등산로를 폐쇄할 예정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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