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게임의 법칙’ 달라졌다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55%의 지지로 압승을 거두면서 앞으로 민주당 경선은 새로운 ‘게임의 양상’을 띠게 됐다는 지적이 많다.

▽슈퍼 화요일에 끝나지 않는다=오바마 돌풍이 거세지면서 다음 달 5일 22개 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슈퍼 화요일’에 압승을 거둬 민주당 후보를 확정짓겠다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측의 전략은 이제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흑인 우세 지역인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는 물론 자신의 텃밭인 일리노이 등에서도 오바마 후보의 선전이 확실해 보이는 등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 정가에서는 80% 이상의 프라이머리가 치러지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가서야 후보가 확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질적 변화’ 이룬 오바마=민주당 경선을 치열한 박빙의 승부로 만든 것은 힐러리 후보 측의 ‘흑인 후보 낙인찍기’ 전략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후보가 변화를 상징하는 태풍의 눈이라는 것을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는 1984년과 1988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의 꿈을 못 이룬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는 소수인종을 대표하는 후보가 아니라 인종과 정파를 아우르는 ‘연합 후보’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캐스팅보트는 히스패닉에=지금까지 4차례의 경선에 비해 슈퍼 화요일의 결과는 히스패닉(중남미계)의 표심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441명으로 가장 많은 대의원이 배정된 캘리포니아의 경우 히스패닉 비율이 36%나 된다. 각각 281명과 185명의 대의원이 배정된 뉴욕과 일리노이 역시 히스패닉 비중이 15%를 상회한다.

이에 따라 투표 참여율이 낮았던 히스패닉의 투표율 증가 여부가 관심사로 대두됐다. 2004년 대선에서 히스패닉은 47%의 투표율을 보여 백인(66%)과 흑인(60%)에 비해 참여율이 낮았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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