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중해서 대규모 해상훈련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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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오일 머니로 냉전 시절의 군사력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가 이번에는 대규모 해상 훈련에 나섰다고 외신들이 5일 보도했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4일 “항공모함이 포함된 북양 함대를 지중해로 출동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항공모함 1척, 대잠함 2척과 미사일순양함, 연료보급선 등 모두 11척의 군함이 동원됐다.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에는 전투기 47대, 헬기 10대도 참여해 해상과 공중에서 미사일 발사 등 실전훈련과 가상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함대는 또 6개국 11개 항구를 방문해 위용을 과시할 예정이다.

북양함대는 북대서양에서 훈련을 한 뒤 지중해로 진입한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오는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과 합류해 지중해에서 공동 훈련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러시아 해군의 지중해 진출 훈련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철수한 지중해에 해군 기지를 다시 확보해 영구 주둔하려는 계획의 첫 단계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냉전 시절 소련 해군은 시리아의 타르투스 항구에 기지를 두고 지중해에 주둔하면서 막강한 힘을 과시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 해군이 이번 훈련을 계기로 활동 영역을 전 세계로 넓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공군은 이미 해외로 작전 반경을 넓혀 왔다.

8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공군 폭격기들이 15년 만에 영토 밖 장거리 정찰 비행을 실시했다. 전략 폭격기가 동원된 정찰 비행은 계속되고 있다.

공군은 이어 10월 말에는 폭격기와 정찰기를 동원해 블라디보스토크 연해부터 태평양 공해까지를 작전 반경으로 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해군의 훈련은 이런 움직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러시아는 또 10월 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캄차카 반도의 목표물에 명중시키는 등 잇달아 군사력을 과시해 왔다.

러시아는 지난 6년간 국방예산을 약 4배 증액하는 등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러시아가 이처럼 군사대국화를 향한 행보를 재개함에 따라 서방 국가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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