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과학 발전관’ 中공산당 새 이론으로

  • 입력 2007년 6월 27일 02시 59분


후진타오(胡錦濤·사진)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25일 베이징(北京)의 중앙당교에서 전국의 고위 간부를 모아 놓고 강론을 통해 자신이 주창한 ‘과학 발전관’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며 사상의 통일을 강조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후 주석의 이번 강화(講話)는 올해 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의 사상 기조를 보여 준 것”이라며 “후 주석의 ‘과학 발전관’은 17차 당 대회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한 명의 불참자도 없게 하라”=후 주석의 이날 연설은 ‘중국 공산당 이론의 산실이자 심장부’인 중앙당교의 고위급 간부 연수반에서 이뤄졌다. 이 대회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2명 전원은 물론 31개 성·자치구·직할시의 성장 및 당서기 등 당·정·군 고위간부가 모두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지방 수뇌부에게는 “전원 참석하라”는 엄명이 내려졌다. 일부 지방 간부는 회의 개막 전까지 내용이 뭔지 알지 못할 정도로 보안도 철저했다.

▽‘과학 발전관’ 구호서 이론으로=후 주석은 이날 자신이 제창한 ‘과학 발전관’을 설명하는 데 장시간을 할애했다. 후 주석은 “‘과학 발전관’의 요지는 발전이요, 핵심은 ‘이인위본(以人爲本)’이며, 기본적인 요구는 전면적이고 지속적인 조화사회”라고 요체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발전이란 인민을 위해, 인민에 의지해 실현하는 것으로 과학 발전의 성과는 반드시 인민과 함께 향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균부론(均富論)의 기치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확실히 한 것.

후 주석은 “사상의 해방과 개혁개방, ‘과학적 발전’ 및 조화사회의 구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먹고살 만한 수준)사회’의 달성 등 네 가지는 부동의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과학 발전관’ 당 이론 반열 오르나=중국 언론은 후 주석의 이번 강론을 ‘6·25 강화’라고 명명하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제16차 당 대회를 앞둔 2002년 5월 31일 장쩌민(江澤民) 당시 당 총서기가 중앙당교에서 자신의 ‘3개 대표론(공산당이 선진 생산력, 선진 문화,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이론)’을 연설한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장 전 주석의 ‘3개 대표론’은 ‘5·31 강화’ 이후 엄청난 학습 열풍이 불면서 당장(黨章)에 삽입되는 등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론과 함께 중국 공산당의 이론 반열에 올랐다. 홍콩 언론은 후 주석의 ‘과학 발전관’ 역시 17차 당 대회를 거치면서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언론은 “이번 강론은 1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일부 좌파가 개혁개방의 길을 뒤집으려하고 온갖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당내 고급관원의 사상을 통일하자는 뜻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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