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블레어에 이은 유럽의 1인자 부상

  • 입력 2007년 5월 11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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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7일 사임을 공식 발표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 이어 유럽을 이끌어갈 새 지도자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52) 총리가 부상하고 있다.

14일 발간되는 뉴스위크 최신호는 '새로운 토니 블레어 메르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독일 정치가로는 처음으로 범 유럽권의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가 유럽대륙의 1인자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독일의 막강한 경제력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은 세계 최대 수출국이며 미국과 일본에 이어 제3의 경제 대국이다. 메르켈 총리로서는 독일이 유럽연합과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것도 든든한 힘이 된다.

그녀와 겨룰 만한 상대도 없는 상황이다. 유력한 차기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은 이라크 전쟁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에 바쁘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 역시 침체된 국내 경제를 되살리기에 급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벌써부터 메르켈 총리를 유럽의 리더로 대우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달 초 미국과 EU 간 연례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를 '블레어'처럼 환대했다. 미국이 유럽 문제로 가장 먼저 전화하는 곳도 런던이 아니라 베를린이다.

뉴스위크는 메르켈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유럽연합이나 G8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선정한 것 모두 '블레어 따라하기'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의 친미 노선이 블레어 총리처럼 실패로 끝날 확률은 적다. 메르켈 총리는 외교가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친미(親美)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이라크 전쟁도, 부시 대통령의 임기도 끝나가기 때문이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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