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Rush]서부 대개발 대표 3개 市 가다/충칭-청두-시안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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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의 최근 전경. 병마용, 화청지 등으로 유명한 역사, 관광도시 시안이 서부 대개발 이후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첨단 통신 장비 등을 생산하는 첨단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시안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 관리위원회
시안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의 최근 전경. 병마용, 화청지 등으로 유명한 역사, 관광도시 시안이 서부 대개발 이후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첨단 통신 장비 등을 생산하는 첨단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시안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 관리위원회
역사와 관광 도시로 알려져 있던 충칭(重慶), 청두(成都) 시안(西安) 등 서부내륙 주요 도시들이 군사·과학기술 전진기지로 탈바꿈하면서 ‘서부 대개발’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동부 연안 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던 이곳은 1999년 중앙정부의 ‘서부 대개발’ 주창 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산업기지 및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50년에 걸친 장기적인 대규모 개발 계획이지만 중앙정부의 관심과 집중적인 투자는 벌써부터 이들 지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2000년 이후 5년간 중국 전체 고정자산투자의 약 20%를 이 지역에 투자했고,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직간접적인 재정지원을 했다.

이로 인해 이미 2005년 이 지역은 경제성장률 12.3%, 지역총생산(GDP) 4328억 달러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은 중국 전체 평균(9.5%)을 웃돌았다.

○ 거대한 소비도시 청두

중국 쓰촨성 청두 도심에 위치한 ‘톈푸(天府) 광장’에서 춘시(春熙) 로까지 걸어서 10분 남짓 걸리는 길 양편에는 대형 백화점 8개가 줄지어 서 있다.

일본 백화점 2개를 포함해 이들 백화점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진열돼 이곳이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소비 도시임을 드러낸다.

인구 1100만 명의 청두는 오래전부터 ‘천부지국(天府之國·하늘이 내린 땅)’으로 불리며 삼국지의 주무대 정도로 알려져 있던 곳으로 이제는 중국 서부 대개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청두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03∼2004년 ‘중국도시발전보고’에서 중국 내 50대 도시 중 종합경쟁력 기준으로 서부지역에서 최고인 9위에 올랐다.

KOTRA 청두 무역관 이영준 관장은 “이곳은 2000년 넘게 대규모 자연재해를 한 번도 겪지 않아 시민들이 여유가 있고 소비가 활발하다”며 “중국 도시 중에서도 자동차 보유 대수가 2, 3위를 다툴 정도”라고 전했다.

내륙에 깊숙이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 덕분에 군사적으로 민감한 시설이나 과학기술 관련 기업과 연구소 중심으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도 특징.

삼성전자 최한영 청두법인장은 “미국 인텔사는 이미 2억 달러를 이 지역에 투자했고 추가 투자도 계획 중”이라며 “중앙정부에서도 10여 개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서부지역에 경제뿐 아니라 정치적 이유에서도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첨단 산업도시 시안

시황릉과 병마용, 실크로드의 출발지로도 잘 알려진 고도(古都) 시안(西安)도 기존의 관광지 이미지를 벗고 ‘하이테크’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곳은 1991년 3월 시안 남쪽 지역이 중국 최초의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로 선정되면서 이미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 시안에 있는 8600여 개 기업 가운데 790여 개가이 외국계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에 집중돼 있다.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가 설립될 당시만 해도 시안의 산업은 불모지에 가까웠다. 당시 시안 기업들의 총매출은 2억7100만 달러(약 273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 유치 노력으로 지난해 시안 기업들의 매출은 1355억500만 달러로 무려 500배 이상 늘었다. 또 외국계 기업 투자 계약액도 1991년 2582만 달러에서 2006년 6억2093만 달러로 늘어났다.

시안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에 이어 중국 3위의 과학기술 도시로 발돋움했다. 44개의 국립대와 670여 개의 과학 연구 기관이 시안의 과학 기술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런 과학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 자원이 시안의 하이테크 산업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다.

하이테크 산업 개발구 관리위원회 연구실 왕눙(王農) 주임은 “하이테크 개발구의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시안으로 되돌아오는 인재도 많아지고 있다”며 “유학생 출신이 창업한 회사도 400여 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 서부 발전의 중심 축 충칭

충칭은 이미 10년 전인 1997년 직할시로 승격돼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도시 기반 시설 확충이 이뤄져 왔다.

충칭은 과거 냉전시대 때부터 군수산업을 위주로 중공업이 발전한 곳. 오토바이와 자동차 생산량은 중국 전체 도시 가운데 2001년 이미 1위와 4위를 기록했다. 중국 전체 오토바이 생산기업 56개 중 20개가 충칭에 몰려 있을 정도였다. 해안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했던 이곳에는 1999년 중앙정부의 ‘서부 대개발’ 선언 이후 외국 자본이 앞 다퉈 진출하고 있다.

특히 오토바이와 자동차 관련 일본 업체들이 1990년대 중반부터 일찌감치 이곳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최근 화교 자본과 다국적 기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청두=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시안=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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