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잡지 ‘라이프’ 역사 속으로…광고 감소, 71년만에 폐간

  • 입력 2007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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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를 보는 것은 바로 세계를 보는 것’이라던 시사 사진잡지 ‘라이프’가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한때 미국인에게 세계를 보는 창 역할을 했던 ‘라이프’지는 4월 20일자(사진)를 끝으로 탄생 71년 만에 수명을 마감했다.

라이프지는 이미 2000년 폐간됐으나 2004년 미국 70여 개 일간지의 부록으로 다시 태어났다. 타임 피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등을 발행하는 모기업 타임사가 광고 악화와 경영난을 이유로 이번에 다시 폐간 조치한 것.

라이프지는 1936년 잡지왕으로 불리던 타임사의 설립자 헨리 루스에 의해 주간지로 창간됐다. 사진만으로 이뤄진 신개념의 이 잡지는 한때 1350만 부를 찍어내며 한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떠올랐으나 TV 세대의 등장과 함께 광고수입이 줄어들면서 1972년 격주간지로 바뀌었고 1978년 다시 월간지로 바뀌며 쇠퇴를 거듭했다.

가장 잘 알려진 라이프지의 사진으로는 사진작가 앨프리드 에이젠스타트가 찍은 ‘수병의 팔에 안긴 간호사’가 꼽힌다. 1945년 8월 27일 미국 뉴욕 시민이 일본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모인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해군 수병이 간호사를 허리가 꺾일 정도로 깊숙이 껴안고 키스를 퍼붓는 장면을 찍은 이 사진은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장면으로 남아 있다.

미국 ABC 방송은 “라이프지 표지는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기 전 전쟁의 비극과 잔혹함, 평화의 기쁨을 미국 가정으로 배달했다”고 평했다.

라이프지는 폐간된 후에도 1000만 건에 이르는 방대한 사진 자료를 올가을부터 인터넷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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