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비 수요 3~4배 폭증…수급 부족에 제품 단종 속출
한정 판매로 대응하는 기업들…“구매처 다변화 검토”
말차 메뉴들(투썸플레이스, 폴바셋 공식 인스타그램 갈무리)
세계적인 말차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말차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뒷받침되지아 식품업계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 말차 제품은 단종된 가운데 업계는 수급처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28일 제과·카페 업계에 따르면 가장 인기가 높은 원료는 제주산 말차이지만 제주 농가들은 생산 한계로 인해 작년 대비 3~4배 폭증한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의 한 말차 생산업체 운영자 이 모 씨(55)는 “말차 트렌드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카페 프랜차이즈나 여러 브랜드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공급은 수요 대비 30~40%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말차) 공급을 받지 못해 일부 기업들은 제품 출시를 중단하거나 신규 론칭을 못하고 있다”며 “차나무 묘목을 심어서 수확하는 데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은 계속 부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말차 열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올해 ‘제주 말차 라떼’와 ‘제주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말차 트렌드에 힘 입어 스타벅스는 신메뉴 ‘말차 글레이즈드 라떼’와 ‘코코 말차’를 추가로 출시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제주 소재 협력업체로부터 말차를 계속 공급받고 있어서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부분 기업은 확보할 수 있는 제주산 말차 물량을 고려해 일부 제품은 단종하고 제한적으로만 메뉴나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매일유업 관계사 엠즈씨드의 카페 브랜드 폴바셋은 말차 시즌을 종료하고 현재 상시 메뉴인 설향딸기 말차라떼만 판매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도 아이스 말차와 스트로베리 말차 메뉴는 단종됐고 말차 크림 라떼와 말차 아박 케이크만 판매 중이다.
오리온은 기존 한정판으로 출시한 말차 제품 판매를 종료하고 현재는 △마켓오 브라우니 제주말차 △초코파이 말차쇼콜라 등 2가지 제품만 생산하고 있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말차딸기와 △샌드에이스 말차 △버터링 딥말차 등 말차 제품들을 한정 물량으로 기획해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말차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수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구매처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말차 주요 생산지는 제주뿐 아니라 전남 보성, 경남 하동도 있지만 생산량 부족으로 해외 말차 수입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일본산 녹차(말차 포함) 수입액은 지난달 기준 누적 약 20만 3000달러로 전년 동기간(약 7만 달러) 대비 약 3배 가까이(187%)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산 녹차 수입액도 3만 5321달러로 전년 동기간(8408달러) 대비 4배 넘게 늘었다.
말차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차 산업은 부가가치가 별로 높지 않다고 여겨져서 재배 면적이 제한적이었지만 일본처럼 정부가 기술이나 홍보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지원해 준다면 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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