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2월 14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소여 앵커는 12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슬람식으로 히잡(여성의 머리 가리개)을 두른 채 인터뷰에 나선 그는 첫 질문부터 “이란이 이라크 상황에 개입했느냐”며 공세를 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자 소여 앵커는 “미군이 이란의 이라크 개입 증거로 이란제 고성능 폭탄을 제시하지 않았느냐”며 이란제 폭탄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제조일련번호를 들이대기도 했다. 이에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나는 이라크 내 미군 수나 헬기 번호까지 다 댈 수 있다”고 받아쳤다. 또 “미국은 증거를 조작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며 “미국이 이란을 이라크 실패의 희생양으로 만들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소여 앵커가 시종일관 공격적인 질문을 쏟아내자 “인터뷰가 아니라 아예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려 왔느냐.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할 문제를 일개 기자가 왜 묻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소여 앵커는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6일 독점 방영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해 10월 17일에는 미국 방송사 중 유일하게 북한에 들어가 북한 관리들과의 인터뷰 및 핵실험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미국과 대치 중인 이들 세 나라에서 미국 언론이 현지 취재에 나서 단독 인터뷰를 잇달아 성사시킨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러나 “독재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홍보해 주는 꼴”이라는 시청자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