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사장 "닛산, 위기적 상황"

  • 입력 2007년 2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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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위기적 상황이다."

일본 닛산자동차의 '부활 신화'를 만들어온 카를로스 곤 사장이 2일 파리에서 가진 원격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닛산을 맡아 2005년 9월 '부활 완료 선언'을 한 지 약 1년 반만의 일이다.

곤 사장이 '위기'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입에 담게 된 이유는 닛산의 연간 순이익이 2006회계연도(2006년4월~2007년3월) 결산에서 7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닛산의 세계시장 판매대수는 250만대로 2005년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이에 따라 2006 회계연도의 판매목표인 373만대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닛산의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6조8771억 엔, 순이익은 3.5% 증가한 3786억 엔에 그쳤다. 사상 유례가 드문 '엔 저(低) 순풍'을 등에 업은 실적으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다.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혼다가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닛산의 부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닛산이 부진한 원인으로는 신 모델 부족과 출시 시기 지연이 꼽힌다.

닛산은 2006 회계연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었던 10개 신 모델 가운데 1개만을 출시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3분기에 6종의 신 모델을 추가로 한꺼번에 내놓았지만 너무 늦었다는 평가다.

닛산의 판매 부진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가장 비중이 큰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4~12월 판매대수가 6.9% 감소했고 일본과 유럽시장에서도 판매대수가 줄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곤 효과'의 약효가 다한 것 아닌가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곤 사장은 "원인을 규명해 실패는 한번으로 그치게 하겠다. 2007년 실적을 대폭 회복시키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또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는 닛산이나 르노 어느 쪽도 다른 자동차 업체와 서둘러 제휴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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