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 獨공급 끊겨…벨로루시가 중간서 차단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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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폴란드로 수출되던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8일 중단됐다.

폴란드 송유관회사인 PERN은 러시아∼벨로루시∼폴란드∼독일로 이어진 ‘드루즈바’ 송유관에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7일 오후(현지 시간)부터 끊겼다고 전했다. 벨로루시 송유관 회사인 고멜 트란스네프티 측은 “정부의 명령에 의해 송유관 감압 조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독일 석유산업협회는 독일이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연간 8억2300만 배럴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원유 도입량은 한국의 연간 수입량(8억5000만 배럴)과 맞먹는 규모다.

독일 폴란드뿐만 아니라 체코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등 북유럽 국가도 벨로루시를 통해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고 있어 사태가 확산되면 파급 효과가 이들 국가에도 미칠 전망이다.

원유 공급 중단 사태는 러시아와 벨로루시의 천연자원 분쟁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 원유 통과 국가인 벨로루시는 지난해 1월 러시아가 천연가스 가격을 2배 이상 올린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 원유에 t당 45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러시아는 원유 통과세를 없애지 않으면 또 다른 경제적 보복에 들어가겠다고 맞서 전통적 형제국이었던 양국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 업체인 트란스네프티는 8일 또 벨로루시가 유럽으로 이어진 러시아 송유관에서 원유를 빼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폴란드 경제 차관 표트르 나임스키 씨는 “폴란드의 송유관이 잠겨도 유럽연합 국가가 이미 80일 비축 물량이 저장하고 있어 원유가 모자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유럽 국가들은 북해 중동 아프리카로 수입 지역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 모스크바 지사의 신석우 부장은 “유럽은 지난해 1월에도 우크라이나를 통해 수입하던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은 데다 원유마저 끊겨 앞으로 에너지 수입 다변화와 대체 에너지 개발을 서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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