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이임식 '공식 퇴장'

  • 입력 2006년 12월 17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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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럼즈펠드(74) 미국 국방장관이 공식 은퇴했다.

15일 국방부 청사 앞 광장에서 열린 이임식은 성대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는 지휘가 무엇인지를 알고 실제로 그렇게 실행했으며 덕분에 미국은 더 좋아졌다"고 평가하며 그를 포옹했다.

거의 40년간 럼즈펠드 장관과 일해 온 딕 체니 부통령은 "나는 그를 모실 때 가장 열심히 일하게 됐으며 가장 많이 배웠다"며 "역사는 그를 미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국방장관으로 기록할 것임을 믿는다"고 치켜세웠다.

럼즈펠드 장관도 최근의 다소 위축되고 조심스런 어조를 벗어던지고 강한 톤으로 이임사를 했다.

"지금 우리는 불안정한 독재자들, 무기를 확산시키는 자들, 그리고 불량국가들이 우리의 약점을 찾아내려 골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많은 친구와 동맹들이 있지만 슬프게도 그들은 국방비를 줄이고 있으며 그 결과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결국 시대는 미국으로 하여금 더 많은 것을 투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4쪽에 이르는 럼즈펠드 장관의 업적 목록을 발표했다. 국방예산 개혁, 미사일 방위시스템, 유럽과 한국에서의 미군 감축,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국민 해방….

그러나 미국 사회엔 비판적인 반응이 많다. AP통신은 "(프린스턴 대학 재학시절 아마추어 레슬러였던) 럼즈펠드가 50년간의 공직 생활을 이라크전으로 '바디 슬램'(들어 메치기) 당한 채 끝냈다"고 썼다.

국방정보센터의 윈슬로 윌러 연구원은 국방개혁실적을 두고 "완전히 이뤄놓은 게 거의 없다. 그는 잘못 관리돼 온 건물을 물려받았고 이를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43세에 최연소 국방장관을 지낸데 이어 2001년 1월 68세에 다시 국방장관직을 맡은 럼즈펠드는 5년 11개월 동안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간부들을 질책하는 수많은 메모를 내려 보냈다. 이임식날도 그는 메모를 내려 보냈다.

"그동안 수천건의 메모가 여러분에게 쏟아졌지만 이제 눈보라는 끝났다. 이게 마지막 눈송이다."

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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