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득실계산 바쁜 지구촌

  • 입력 2006년 11월 10일 03시 05분


코멘트
7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놓고 각국은 국내정치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미국과 가까웠던 일본과 영국, 이스라엘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레임덕이 가져 올 부정적인 파장에 우려했으나 중동과 유럽, 남미 국가들은 환영했다.

▽일본, 우려의 빛=교도통신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퇴진으로 오키나와(沖繩)의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조기 이전 문제가 난관에 봉착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자 사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관심을 소홀히 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한층 더 추진할 우려가 있다”고 논평했다. 미국 의회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군위안부 등 왜곡된 역사인식 문제에 압박을 가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중국, 기대 반(半) 걱정 반=북한 핵과 이라크 문제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민주당의 보호주의 무역정책 노선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장궈칭(張國慶)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은 “중소기업과 노동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민주당의 성향이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관계 악화 우려=경제에 매진하며 외교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춰 오던 러시아도 걱정이 늘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러시아의 민주화를 거론하며 선진8개국(G8)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조건도 까다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

군사협력 분야도 걱정거리. 이반 사프란추크 군사정보센터 소장은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협정 이행과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I) 후속 협상에서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관계 개선 기대=대체적으로 부시 행정부 출범 이래 소원해진 관계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대외정책으로 삐걱거렸던 EU와 미국의 관계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선거 결과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롯해 친미 외교 정책을 고수해 온 유럽 지도자들의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중동과 남미=중동권은 부시 대통령의 패배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주류. 이집트의 한 정치분석가는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면 친미 아랍권 국가들의 이탈 움직임이 노골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부시 대통령이 이란의 핵 개발을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라크에 파병한 유럽 국가들이 조기 철수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나왔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