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팔 부총리-의원 무더기 납치

  • 입력 2006년 6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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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진입, 팔레스타인 각료와 의원들 납치, 시리아 영공 위협비행, 이스라엘 10대 인질 피살….

25일 팔레스타인의 한 무장단체가 이스라엘군의 길라드 샬리트(19) 상병을 납치한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조건 석방’ 요구와 팔레스타인 측의 ‘수감자들과 맞교환’ 조건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공세=탱크와 불도저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은 29일 새벽 가자지구 북쪽 국경을 넘어 들어갔다. 28일 새벽에는 대규모 공습 및 포격과 함께 이스라엘군 병력이 가자지구 남쪽 국경 안으로 진입했다. 양면 공격 태세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각료 8명과 의원 20명을 붙잡았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나세르 샤에르 부총리와 모하메드 바르구티 노동장관 등이 포함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는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와 맞바꿀 용도라고 보도했다.

또 28일에는 이스라엘 전투기 4대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관저 상공을 저공비행 했다. 시리아에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망명 지도자 칼레드 마샬에게 알아사드 대통령이 압력을 넣어 이스라엘 병사를 풀어 주도록 하라는 무력 시위였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샬리트 상병이 조건 없이 돌아오도록 극단적 조치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맞대응=납치 무장단체와 별개 조직인 ‘인민저항위원회’는 25일 납치한 이스라엘 정착민 엘리아후 아셰리(18) 군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아셰리 군의 시신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서안지구의 라말라 인근에 묻혀 있었다.

이스라엘 언론은 60세의 이스라엘인이 며칠 전 납치됐다는 미확인 소식을 보도해 추가 피랍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알 아크사 순교자여단은 화학 탄두를 장착한 로켓 1발을 28일 이스라엘의 한 마을을 향해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은 로켓이 발사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이스마일 하니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승인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를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아랍연맹이 개입해 위기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력의 42%를 공급하는 발전소의 변압기 6대가 파괴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올해 초 외국원조 중단으로 악화된 경제난이 더 심화될 것을 걱정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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