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中의 총체적 본보기”

  • 입력 2006년 6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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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마을운동뿐 아니라 농업개혁과 자주정신, 대북(對北)관계 정립, 기초교육, 부패척결 등 한국의 장점을 총체적으로 거울로 삼아야 한다.”

홍콩의 시사잡지 야저우(亞洲)주간이 최신호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농촌 혁신의 성공모델로 삼아 농업 공무원 35만 명을 한국에 파견키로 한 사실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제기한 내용이다.

이 잡지의 사설과 편집장 칼럼은 ‘총체적 한국 본보기론’을 강한 어조로 제기했다.

추리번(丘立本) 총편집장은 ‘중국 농촌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8억 농민의 운명이 한국에서 연수할 35만 명의 농업공무원에게 달려 있다”며 “과거 ‘미국 제국주의의 앞잡이’이자 적이었던 한국이 지금은 중국 농촌을 살리느냐 마느냐 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때 중국 농민들이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을 손에 들고 혁명을 외치는 동안 한국은 새마을운동을 벌여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제3세계 국가가 모두 겪고 있는 도시와 농촌의 빈부격차 문제를 해소했다는 것.

그는 또 “한국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과 시민사회의 성장을 통해 농촌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세계화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세계 공통의 가치관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추 편집장은 “한국은 세계화 과정에서도 자주정신을 유지하면서 교육과 민족 자존심을 결합시켜 현재의 한국을 건설했다”며 “이것이 바로 ‘현대의 대장금 정신’으로 한국은 할 수 있는데 중국은 왜 못하느냐”며 중국인의 자성을 촉구했다.

야저우주간은 또 사설에서 “중국이 한국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새마을운동에 그치지 않는다”며 △부패 척결 △외압에 굴하지 않는 자주정신 △온건한 대북 접근자세 △탈미화(脫美化) 등을 모범사례로 거론했다.

냉전이 끝난 뒤 북한을 더는 적으로 보지 않고 ‘헤어진 형제’로 대하면서 민족자주를 중시하는 한국의 태도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고민하는 중국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또 “한국인의 자주성은 외압에 굴하지 않는 정신자세를 만들었다”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서민들이 금붙이를 자발적으로 내놓은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난국을 잘 헤쳐 나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전직 대통령을 부패 등의 혐의로 교도소로 보내고, 골프 파문을 일으킨 총리를 사퇴시키는 한국의 강력한 부패 척결 자세는 중국과 대만 모두 영원한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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