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로·비… 美인구 2% 유대인이 정치 좌우

  • 입력 2006년 3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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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최대 유대인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익위원회(AIPAC)가 주최한 연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테러리즘 극복 및 중동평화’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AIPAC
미국 내 최대 유대인 단체인 미국·이스라엘공익위원회(AIPAC)가 주최한 연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테러리즘 극복 및 중동평화’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제공 AIPAC
미국에 살고 있는 유대인은 약 600만 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2%. 그러나 이들이 미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해서도 친(親)이스라엘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 미국·이스라엘공익위원회(AIPAC·The 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는 미국 내 최대 유대인 조직으로 미국 정치권 대상 로비창구이기도 하다.

AIPAC는 5일부터 7일까지 워싱턴에 있는 ‘워싱턴 DC 컨벤션센터’에서 미국 전역에 살고 있는 회원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례 정책회의를 개최했다.

민간단체가 주관한 회의였지만 주요 참석 인사에 ‘거물’이 대거 포함돼 있어 미국 내 유대인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AIPAC에 따르면 딕 체니 미국 부통령, 존 볼턴 주유엔 미국대사,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지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 미국 하원의 공화당 및 민주당 원내총무 등이 모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이 밖에 의원 수십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미국에서 한인들의 정치력 향상 운동을 펼쳐 오고 있는 김동석 한인유권자 센터 소장은 이번 회의에 참석하고 난 뒤 “마치 미국 의회가 통째로 워싱턴 DC 컨벤션센터로 옮겨 온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최근 팔레스타인 선거에서 승리한 하마스 정권과 이란의 핵 개발 문제. 주최 측은 참석자들을 상대로 “조국 이스라엘의 안위가 달린 문제”라며 “각 지역구 의원들을 상대로 우리의 주장을 알려야 한다”고 독려했다.

AIPAC는 두 가지 사안과 관련해 현재 미 의회에 상정된 법안에 대한 전체 의원들의 견해를 표로 정리해 배포했다. 참석자들이 지역구 의원들을 상대로 개별적으로 로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7일 행사가 끝난 뒤 일제히 자리를 옮겨 지역구의원 면담에 나섰다.

또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AIPAC 소속 로비스트들을 포함한 워싱턴의 최고 로비스트들을 초청해 ‘우리의 주장을 의회에 알리는 방법’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와 함께 미국 주요 대학 학생회장 130명을 포함해 모두 1000여 명의 학생을 초청했다. ‘미래의 지도자’들을 이스라엘 우호세력으로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한 전략이다.

김동석 소장은 “미국 정치권은 합법적인 로비가 가능하다”며 “한국도 국가 이익을 위해 유대인들의 치밀하고 조직적인 로비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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