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왕비’ 화려한 부활…마리 앙투아네트 출생 250주년

  • 입력 200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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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마지막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출생 250주년을 계기로 그의 역사적 평가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다. 프랑스 신고전파 화가인 마리 루이즈 엘리자베트 비제르브룅이 그린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랑스의 마지막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출생 250주년을 계기로 그의 역사적 평가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다. 프랑스 신고전파 화가인 마리 루이즈 엘리자베트 비제르브룅이 그린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랑스의 마지막 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태어난 지 250주년을 기리는 행사가 프랑스 안팎에서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오스트리아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거국적으로 축하하는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크진 않다. 두 사람 다 오스트리아인. 하지만 최근의 앙투아네트 바람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사치스러운 생활로 일관하다 결국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주인공이라 그동안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가 앙투아네트가 태어난 지 250주년도 아니다. 250주년은 지난해 11월이다. 그런데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념행사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 올해가 더 본격적이다. 올여름에는 앙투아네트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보낸 삶을 그린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가 개봉된다.

지난달 열린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쇼에서는 디오르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를 비롯해 많은 디자이너가 앙투아네트풍의 의상을 대거 선보였다. 최근에는 앙투아네트가 주고받은 서신을 묶은 책이 출간됐으며 7월에는 베르사유 궁전 내 ‘왕비의 침실(Chambre de la Reine)’도 공개될 예정이다.

앙투아네트는 가끔씩 예술이나 패션의 주제로 활용돼 왔다. 미국 팝가수 마돈나는 10년 전 이미 앙투아네트를 흉내 낸 의상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앙투아네트가 이렇게 다양하게 조명을 받기는 처음이다.

앙투아네트를 연구해 온 에벌린 레버 씨는 숨진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와의 공통점에서 이유를 찾았다. 두 사람 모두 사랑 없는 결혼을 했고, 진짜 애인은 따로 있었으며, 스캔들에 휩싸여 살다가 드라마틱한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다이애나 비에 대한 추모 열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비슷한 이미지의 앙투아네트가 태어난 지 250주년을 계기로 조명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과자(g^ateau)를 먹으면 될 것 아닌가.”

프랑스 민중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빵을 살 돈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앙투아네트 왕비가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앙투아네트가 당시 프랑스 민중의 삶에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보여 주는 말로 회자돼 왔다. 그러나 실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고 루이 왕정, 특히 사치스럽기로 소문난 앙투아네트를 단두대로 몰고 가기 위해 만든 유언비어라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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