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거국적으로 축하하는 것에 비하면 규모가 크진 않다. 두 사람 다 오스트리아인. 하지만 최근의 앙투아네트 바람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사치스러운 생활로 일관하다 결국 프랑스 대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주인공이라 그동안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가 앙투아네트가 태어난 지 250주년도 아니다. 250주년은 지난해 11월이다. 그런데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념행사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 올해가 더 본격적이다. 올여름에는 앙투아네트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보낸 삶을 그린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가 개봉된다.
지난달 열린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 쇼에서는 디오르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를 비롯해 많은 디자이너가 앙투아네트풍의 의상을 대거 선보였다. 최근에는 앙투아네트가 주고받은 서신을 묶은 책이 출간됐으며 7월에는 베르사유 궁전 내 ‘왕비의 침실(Chambre de la Reine)’도 공개될 예정이다.
앙투아네트는 가끔씩 예술이나 패션의 주제로 활용돼 왔다. 미국 팝가수 마돈나는 10년 전 이미 앙투아네트를 흉내 낸 의상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앙투아네트가 이렇게 다양하게 조명을 받기는 처음이다.
앙투아네트를 연구해 온 에벌린 레버 씨는 숨진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와의 공통점에서 이유를 찾았다. 두 사람 모두 사랑 없는 결혼을 했고, 진짜 애인은 따로 있었으며, 스캔들에 휩싸여 살다가 드라마틱한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다. 다이애나 비에 대한 추모 열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비슷한 이미지의 앙투아네트가 태어난 지 250주년을 계기로 조명을 받고 있다는 해석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과자(g^ateau)를 먹으면 될 것 아닌가.”
프랑스 민중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빵을 살 돈이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앙투아네트 왕비가 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앙투아네트가 당시 프랑스 민중의 삶에 얼마나 무지했는지를 보여 주는 말로 회자돼 왔다. 그러나 실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고 루이 왕정, 특히 사치스럽기로 소문난 앙투아네트를 단두대로 몰고 가기 위해 만든 유언비어라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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