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멕시코 접경에 ‘마약운반 땅굴’

  • 입력 2006년 1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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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에서 밀입국 및 마약 밀수용으로 보이는 땅굴이 잇따라 발견돼 국경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 보안 관계자들은 25일 멕시코 티후아나 공항 인근의 창고와 미국 샌디에이고의 오테이 메사 공업지대를 잇는 길이 1km의 땅굴을 발견했으며 이곳에서 약 2t의 마리화나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미국 이민국의 마이클 언주에타 조사관은 다음날 이 땅굴의 길이가 멕시코 당국의 발표와 달리 730m 정도라며 “이 땅굴은 지금까지 발견된 두 나라 국경지대의 땅굴 중 가장 길고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땅굴은 13일 미 이민국이 샌디에이고에서 길이 10m, 애리조나 주에서 길이 12m 등 두 개의 땅굴을 찾아냈다고 발표한 뒤 2주일 만에 발견된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땅굴은 높이와 너비가 각각 150cm 정도로 성인이 몸을 굽힌 채 걸어 다닐 수 있으며 조명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지표면 위로 배기 파이프까지 뚫린 것으로 밝혀졌다.

언주에타 조사관은 “한마디로 자연 석회동굴을 연상하게 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굴이 펼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땅굴을 판 사람과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민국은 티후아나 일대를 무대로 악명을 떨쳐 온 폭력집단 ‘나레야노 펠릭스’파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에서는 지난 4년 동안 무려 21개의 땅굴이 발견됐다.

미 이민국은 9·11테러 후 국경 순찰이 강화되자 땅굴을 통한 밀입국과 마약 밀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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