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뉴캐슬대 과학자 “황교수에게 제2의 기회를”

  • 입력 2006년 1월 14일 1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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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리프로덕티브 바이오메드신 온라인’에 기재된 ‘난자의 이종 핵치환을 통한 인간배반포 형성’논문으로 이슈가 된 영국 뉴캐슬대 미오드래그 스토이코비치 박사.AP
지난해 5월 ‘리프로덕티브 바이오메드신 온라인’에 기재된 ‘난자의 이종 핵치환을 통한 인간배반포 형성’논문으로 이슈가 된 영국 뉴캐슬대 미오드래그 스토이코비치 박사.AP
황우석 교수 연구팀 외에 체세포 핵치환 기술을 갖고 있다는 영국 뉴캐슬대학의 전직 핵심 연구원인 미오드라그 스토이코비치(41) 박사는 “황 교수가 연구를 재개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혀왔다.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14일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무쪼록 이 인터뷰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황 교수는 복제된 인간 배아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교수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연구과정에서 황우석 연구팀의 자문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배반포 형성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황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지난해 나는 우리 팀의 박사과정 학생이 황 박사의 연구실을 방문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그것이 영국정부인지 확실히 모르겠지만, 나는 황 교수에게 우리 팀이 핵치환 라이센스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천서를 써달라고 부탁했는데, 황 교수는 아주 협조적이었고 즉각 추천서를 써줬다”고 말했다.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황 교수처럼 체세포를 이용해서 10% 수준의 핵치환 배반포를 얻는 것은 인간 핵치환 연구분야에서 엄청난 업적”이라며 “지금은 누가 세계 최고냐 하는 논쟁을 그만둘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자가 아니다. 경쟁은 과학자들 끼리 하는 게 아니라 시간과 해야 한다”며 “환자들은 치료법 개발이 한국이든 영국이든 어디에서 오든지 상관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캐슬대학의 앨리슨 머독 박사와 미오그라그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지난해 5월 19일 영국 최초로 인간배아를 복제했다고 밝혔으나, 기술력은 황 교수팀 보다는 약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황 교수처럼 체세포 대신 일반 수정란의 줄기세포의 DNA를 핵이 제거된 36개의 난자에 넣어 융합(복제)시켜 3개의 배아를 만들었으며, 그 중 하나는 5일까지 생존해 배반포기 까지 길러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朴世必) 소장도 “이미 분화되고 있는 줄기세포를 난자에 주입하는 것하고 체세포 복제 배반포를 만드는 것은 차원이 다른 기술”이라며 “황 교수팀보다 뒤 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세르비아 출신의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2004년 영국 정부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한 이후 뉴캐슬 대에 머물며 20여명의 연구팀을 이끌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하면서 영국을 이 분야의 선도 국가로 만들었다.

2005년 5월에는 뉴캐슬대에서 ‘리프로덕티브 바이오메드신 온라인(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 저널에 기재한 ‘난자의 이종 핵치환을 통한 인간배반포 형성’ 논문의 교신 저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영국을 떠나, 현재는 스페인의 최신 연구실에서 250명의 연구원을 지휘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측은 그에게 3억 스위스프랑(약 23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김수연 동아닷컴 기자 s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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