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5년 12월 15일 03시 1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 영향으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가까이 하락했다. 그동안 금리 인상의 힘으로 강세를 유지해 온 달러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 미, 금리인상 행진 중단하나
미국의 연방기금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의 관심은 그보다는 FOMC 성명서의 표현이 어떻게 바뀔지에 모였다.
![]() |
이들의 기대대로 FOMC는 ‘경기 부양적’이라는 표현을 없앴다. 이는 과거 ‘경기 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신중한 속도로 제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를 인상해 온 것과 사뭇 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금리가 경제성장을 촉진하지도 저해하지도 않는 ‘중립적 수준’에 접근했다는 것을 FRB가 시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FRB는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 안정이 균형을 이루는 데 위험 요인을 억제하기 위해 신중한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은 남겨뒀다.
이는 갑작스러운 정책기조의 변경이 시장에 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발표문을 종합해 보면 정책금리가 너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한 번 정도는 더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주도한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은 내달 말 한번 더 FOMC 회의를 주재하고 벤 버냉키 차기 의장에게 바통을 넘긴다.
○ 국내 영향은?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인상 자체보다는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한국은행이 이달 8일 콜금리(금융회사 간 초단기 자금거래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금리를 올릴 만한 시급성이 감소했다”고 표현한 뒤 장기 시장금리가 급락한 것과 비슷하다.
당장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막대한 규모의 쌍둥이 적자(무역 적자,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강세를 유지했던 달러화 가치가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최근 달러당 121엔대까지 올랐던 엔-달러 환율이 14일 118엔대로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6원 떨어진 1016.4원에 거래를 마쳐 8월 16일(1016.4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일부 외환 딜러는 이런 추세라면 연내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조흥은행 자금시장부 변명관 차장은 “투기적 수요가 적은 연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달러화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날 채권시장 금리는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1%포인트 하락한 연 4.94%로 마감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 행진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미국의 장기금리가 하락한 데 영향을 받았다.
![]() |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