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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2월 1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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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뜬 별▼
▽앙겔라 메르켈(51)=독일 총리. 9월 18일 총선 투표함이 열리자 상황은 혼돈 속으로 빠져 들었다. 기민련-기사련 연합의 득표율이 사민당에 단 1% 앞서는 박빙의 상황이 연출된 것. 각 정당의 색(色)을 빗댄 ‘신호등 연정’ ‘자메이카 연정’ 등 갖가지 연정안이 제시되면서 각 정당은 합종연횡의 구애작전을 펼쳤다. 기민련-기사련 연합의 총리 후보인 메르켈은 결국 독일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대연정의 성패는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하느냐에 달렸다’며 ‘독일병’ 치유에 다걸기(올인)할 뜻을 밝혔다.
▽벤 버냉키(51)=2005년 10월 2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명으로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에서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날아올랐다. 하버드대를 우등으로 졸업했으며 스탠퍼드대와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그는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어떠한 정치적 영향력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분명한 화법을 선호하는 그의 성향을 여실히 드러낸 대목이다. 백악관 근무 시절에는 노란색 계열의 양말을 신고 회의에 참석해 부시 대통령에게서 지적을 받을 정도로 격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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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16)=프로골퍼. 기대가 큰 만큼 신고식도 혹독했다. 183cm의 늘씬한 키와 빼어난 미모, 드라이브샷 비거리 300야드 이상의 폭발적인 장타력을 지닌 그는 10월 하와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네 살 때 골프채를 잡는 순간 앞으로의 인생은 골프가 전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프로 데뷔를 선언했다. 그러나 열흘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데뷔전에서 드롭 규정을 어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실격 판정을 받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슬프지만 배운 게 많다”고 말한 그는 얼굴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2)=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9월 26일 그는 3선 연임에 성공했고, 10월 7일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1984년 법률고문으로 IAEA와 인연을 맺은 지 21년 만이다. 1997년 IAEA 사무총장에 선출된 이후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미국과 많은 갈등을 빚었다. 그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인류의 파멸을 피하려면 우리의 집단의식 속에서 핵무기의 자리를, 안보에서 차지하는 핵무기의 구실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39)=영국 보수당 당수. 신세대 정치인 데이비드 캐머런 의원이 12월 6일 총선 3연패로 위기에 빠진 보수당의 당수로 선출됐다. 부친이 주식중개인인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명문사학 이튼칼리지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 수석으로 입학한 영국의 전형적인 엘리트. 부인도 귀족 가문 출신. 1988년 보수당에 입당해 마거릿 대처 총리와 존 메이저 총리 밑에서 일하다 2001년 의원이 됐다. 2009년 총선을 치러 승리할 경우 44세에 총리가 된 토니 블레어의 기록을 깨고 20세기 최연소 총리가 된다.
▽신디 시핸(48)=이라크전쟁에 파병된 아들이 죽은 뒤 반전의 어머니로 나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한 아들의 죽음,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눈물, 부시 대통령이 1개월간 지내는 여름휴가지 앞에서의 외로운 시위…. 감성을 자극한 그의 반전시위는 워싱턴 런던 로마를 이어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연쇄 반전시위로 확산됐다. 언론의 주목도 각별했다. 그는 “내 아들의 죽음을 전쟁 지속의 명분으로 삼지 마라”고 했다. 2006년에도 계속될 그의 대통령 면담 요구가 과연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지가 관심거리다.
▽세르게이 브린(32)과 래리 페이지(32)=올해 인터넷 세상은 이들이 접수했다. 두 사람은 올해 소프트웨어 유통 서적 부동산 분야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구글 대제국’ 건설에 나섰다. 스탠퍼드대 공대 동창인 이들은 친구네 집 차고를 빌려 회사를 차린 지 7년 만에 시가총액 1000억 달러(약 100조 원)의 초고속 성장기업을 일궈냈다. 가로 10cm, 세로 1cm 남짓한 검색창 하나로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새 영역을 개척했다. 이들이 털어놓는 성공 비결은 ‘나쁜 일을 하지 말자(Don't be Evil)’. 올해 자선사업에 10억 달러(약 1조 원)를 기부했다.
▽마무드 아바스(69)=40여 년간 팔레스타인을 1인 통치해 온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이 사망한 뒤 1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2대 수반에 올랐다.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팔레스타인 최초의 지도자. 1993년 오슬로 협정을 주도한 아바스 수반은 총을 들어 본 적이 없는 학구파 정치인이지만 협상에 임하면 끝을 보는 저돌적인 인물. 실제 그는 2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평화선언을 채택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설득해 휴전 약속을 이끌어 냈으며 9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를 성사시켰다.
▼2005 진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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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리비(55)와 칼 로브(54)=미국 워싱턴 정가를 달군 ‘리크게이트’로 루이스 리비 부통령비서실장이 올해 10월 낙마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두뇌라는 별명이 붙은 칼 로브 대통령비서실 차장에게도 비슷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도덕성은 땅에 떨어졌다. ‘이라크전쟁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현직 외교관의 부인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란 비밀을 언론에 흘렸다’는 특별검사의 수사 결과 때문. ▽릭 왜거너(52)=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 올해를 결산하면서 그만큼 참담한 심정을 느낀 최고경영자(CEO)도 많지 않을 것이다. 부품 공급업체 델파이 파산보호 신청, 회계 오류 등 악재가 줄줄이 터지면서 주가가 반 토막 났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만 명을 해고하는 긴급 처방을 내놨지만 GM 파산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GM은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아스카르 아카예프(61)=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3월 ‘레몬혁명’으로 2003년부터 옛 소련권을 휩쓴 민주화 열풍에 휩쓸려 권좌에서 밀려난 3번째 주인공이 됐다. 3개월 먼저 우크라이나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졌을 때만해도 “우리는 국가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혁명 따위는 환영하지 않는다”며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15년 장기 집권과 빈곤에 지친 시위대가 밀어닥치자 허겁지겁 국외 망명의 길에 올랐다. 그는 현재 모스크바대에서 수학을 가르치며 망명의 고통을 달래는 처지가 됐다.
국제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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