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한류는 절대 거품이 아닙니다."

  • 입력 2005년 12월 8일 17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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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한류는 절대 거품이 아닙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의 서울지국장, 외신부 편집위원 등을 지낸 오다가와 고(小田川興·63) 씨는 이렇게 잘라 말했다. 그는 기자 생활 37년 중 34년을 한반도 취재에 바친 '한국통'.

이런 그가 이번에는 한국 역사를 일본에 제대로 알려야 된다며 팔을 걷어 붙였다. 이번 달 창간호를 낸 일본 잡지 '수카라(Sukara)'에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것.

한국의 식생활 문화를 상징하는 '숟가락'에서 이름을 딴 이 잡지는 한국 문화를 소개한 일본 최초의 유료 월간지다. 주 독자층은 한국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 하는 20~30대 여성. 창간호에는 도자기, 송이버섯, 대구 팔공산, 최신 영화 등을 담았다.

잡지 발행인인 재일동포 2세 곽충량(郭充良) 사장은 한일간 역사문제에 대한 오다가와 씨의 논문을 본 뒤 원고를 청탁해왔다. '한류 저변에 흐르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일본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써달라'는 그의 주문은 오다가와 씨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잘 통했다. 그 역시 한류라는 표피적인 현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던 것.

"한류의 심층을 알아야 합니다. 양국 국민이 한일 관계에 있어 역사의 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지요."

그는 한국 역사를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 칼럼 속에 영화를 끌어 들였다. '오 교수의 비빕밥 강좌'라는 문패 하에 들어가는 그의 칼럼은 주로 영화를 통해 본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담고 있다. 창간호의 주제는 역시나 '겨울연가'.

"가령 심훈의 '상록수'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는 1930년대 한국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어떻게 항일운동을 했는지도 잘 알 수 있지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영화를 보여주며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하니 훨씬 반응이 좋았습니다."

오랜 한일교류의 토대 위에 한류가 흐르게 됐듯, 정치·경제적인 문제가 갑자기 터져도 서로 간 마음의 교류가 있다면 단절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002년 1월 정년퇴임한 뒤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그는 지난해 말까지 고려대 부설 동북아경제경영연구소 고문을 지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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