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현실 오판 이유는 '측근들의 장막'

  • 입력 2005년 12월 2일 1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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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측근들의 장막'에 둘러싸여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비판했다.

신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이라크군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고 주장한 것은 부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 내에서 주요 전투는 미군이 맡고 있으며 이라크군은 아직 보조역할 밖에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저항세력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알 안바르 주의 경우 이라크군보다 4배나 많은 미군이 전투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라크군은 교전지역 외곽을 경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군 역량 강화의 근거로 든 '탈 아파르 공세' 역시 이라크 병력이 미군 병력보다 많이 참여한 것은 맞지만 미군의 병참지원이 없었다면 이라크군이 결코 승리할 수 없었다는 것.

또 국가안보회의(NSC)가 비밀해제를 통해 발표했다는 '이라크에서 승리를 위한 우리의 국가전략 보고서'는 '무늬만 비밀'이며 내용도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라크군이 수도 바그다드와 나자프, 카르발라 등 남부지역은 물론 다른 지역의 영토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는 이들 지역에서 이라크군을 목표로 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부시 대통령의 행동은 1990년대 아버지 부시가 여론을 외면한 채 측근들에 둘러싸여 헤매는 것과 흡사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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