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美만 보지말고 韓-中 등 아시아 배려를”

입력 2005-11-18 03:01수정 2009-09-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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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에게 스쿠터를 선물했다.

숙소인 영빈관에서 스쿠터에 탄 채로 고이즈미 총리를 맞은 부시 대통령은 시승을 권했고, 고이즈미 총리는 스쿠터에 올라타 1m가량 전진한 뒤 “매우 좋다”며 흡족해 했다.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일선물로 드렸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소개하자 고이즈미 총리는 “가족에 준하는 대접을 받아 기쁘다”며 반색했다. 부시 대통령은 “당신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미국의 관계가 좋으면 좋을수록 중국과 한국, 아시아 여러 나라, 세계 각국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미국에 편중된 외교 정책을 계속 밀어붙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일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보여 준 ‘지나친 밀월’ 분위기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우려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중국, 한국과의 악화된 관계와 실패로 끝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보면 자명한 일”이라며 “미국하고만 잘되면 모두 괜찮다는 것은 ‘사고 정지’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아시아와 독자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놓아야 미국 측도 일본에 의존하는 상호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일동맹을 강조한 고이즈미 총리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이 정도까지 확실히 말하면 한국과 중국도 포기하지 않겠나”라면서 “(총리가) 내년엔 8월 15일에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갈지도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아시아 경시’ 노선이 미국 정부로서도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일본과 중국이 역사 문제를 놓고 질질 끌고 있는 한 미일동맹이 중국의 대두에 유효한 대처방안이 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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