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동유럽권 “절대빈곤 이젠 옛말”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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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4년 동안 옛 소련과 동유럽에서 4000만 명이 절대빈곤 탈출에 성공했다.”

1989년 사회주의 블록의 와해 이후 세계 경제의 열등생으로 머물러 온 옛 유럽 공산국가들과 소련이 개발도상국의 우등생으로 변신하고 있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12일자에서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6년 판 ‘성장, 빈곤, 불평등’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세계은행의 보고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1인당 하루 최저 생계비인 2.15달러(약 2100원) 미만을 벌어들이는 빈곤층은 1998∼1999년 1억200만 명에서 2002∼2003년 6120만 명으로 4000만 명 넘게 줄었다. 매일 4.3달러(약 4300원) 이상을 버는 안정된 소득군은 같은 기간 2억1210만 명에서 2억5820만 명으로 46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보고서는 이 기간에 이 지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6.5%로 동아시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를 기록하며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성장의 원인은 나라마다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의 경우 1998년 루블화를 33%나 과감하게 평가절하한 뒤 본격적인 성장이 점화됐으며 최근 고유가 행진이 성장의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것.

헝가리 체코 등 중부유럽 국가들은 정치 민주화에 따라 효율적인 경제정책이 마련돼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으며 유고 내전의 종식도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경제 여건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은행은 ‘아프리카와 남미에서 빈곤층이 계속 증가하는 것과 비교할 때 구 공산권의 빈곤 탈출은 두드러진다’며 2007년까지는 이 지역에서 2000만 명이 추가로 절대빈곤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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