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도시는 허상” 네오콘이 바라본 뉴올리언스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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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는 진작부터 미국 도시가 아닌 제3세계 도시였다.”

미국 정치평론가인 노에미 에머리(사진) 씨는 6일 신보수주의(네오콘)의 기관지로 불리는 ‘위클리 스탠더드’ 인터넷판에 올린 ‘두 도시 이야기’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단언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참상에서 “제3세계의 통치자들마저 부끄러워 할 정부의 무능을 지켜봤다”는 일각의 혹독한 지적에 대한 응수였다.

그는 “뉴올리언스는 (민주당) 일당 지배 하에서, 폭력과 부패가 만연하고, 최하위 빈곤층의 지지에 기반을 둔 뇌물정치가 판치는, 정상적인 미국 도시라기보다는 캐리비언의 휴양지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뉴올리언스의 높은 범죄율과 살인, 부패 수준을 꼽았다. 특히 이미 물에 잠겨 있는 버스에 이재민 수송비용이 지불되거나 경찰까지 약탈이나 무단이탈을 일삼는 등 뉴올리언스의 감춰져 있던 부패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민주주의’의 저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지적한 미국인의 특성(활동적, 창의적, 기업가적, 실용적)을 열거하며 뉴올리언스는 그 어느 것도 갖지 못했고 오히려 그 반대의 모습만 보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정체된 것은 물론이고 계급 지배적이고, 반기업적이며, 과거에만 젖어 있던 도시라는 것.

에머리 씨는 ‘미래를 창조하지 않고 과거만 팔아먹는’ 뉴올리언스의 관광산업이 고소득 직종이나 다양한 사회구조를 창조하지 못하고 만성적인 실업과 빈곤만 가져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뉴올리언스는 그저 휴가 때나 가는 곳이지 가정을 꾸리거나 사업을 일으키러 가는 곳은 아니었다는 것.

나아가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이재민들이 휴스턴에 도착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거기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을 것”이라며 이번 참사 이후 이재민 피난처로 조명을 받은 ‘제1세계 도시’ 텍사스 주 휴스턴과 비교했다.

1920년대 휴스턴 인구는 뉴올리언스의 3분의 1에 불과했으나 90년대에 휴스턴은 뉴올리언스보다 6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해 무역 투자 서비스의 중심센터로 부상했다는 것.

그는 “이번 ‘쇼’의 스타는 사교계 사람들에 의해 교양 없고, 편견 심하고, 답답하고, 퇴행적이라고 멸시당해 온 텍사스”라고 단언하고 텍사스 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자와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차장의 고향이라고 덧붙였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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