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가는 은퇴자들]미국, 중남미行 러시

  • 입력 2005년 8월 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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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k Havens Abroad(해외에서 안식처 구하기)’ 지난달 30일자 뉴욕타임스는 이런 제목으로 은퇴자들의 노후 프로그램 트렌드를 보도하고 있다. 한국의 은퇴자들이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피지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처럼(본보 7월 30일자 A1면 참조), 미국의 은퇴자들은 중남미에서 안식처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미국뿐 아니다. 일본도 그렇고, 형태는 좀 다르지만 유럽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미국 편에 이어 일본 편, 유럽 편도 소개한다.》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 고교 교사로 일하는 제임스 플레와(56) 씨는 요즘 스페인어를 배운다. 4년 후 은퇴하면 멕시코에서 노후를 보낼 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노후를 해외에서 보내고 있거나 혹은 계획 중인 미국인들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처럼 노후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주된 이유는 연금 혜택이 갈수록 줄어들어 미국에서는 은퇴 전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힘든 반면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은 물가가 싸기 때문.

플레와 씨 부부의 은퇴 후 예상 수입은 연금을 합쳐 월 4000∼5000달러(약 400만∼500만 원). 이 정도로는 미국에서 노후를 제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부부는 멕시코행을 결정했다.

톰 미드(69) 씨는 4년 전부터 코스타리카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다. 평소 저축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노후 소득이라고 해야 매달 나오는 연금소득 1583달러가 전부였기 때문. 코스타리카에서는 침실 2개에 욕실이 2개 딸린 집을 사는 데 4만2500달러(약 4250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여기에 매주 5달러만 주면 집안 청소하는 사람까지 구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침실 5개 딸린 방의 월세가 285달러일 정도로 물가가 싸다.

이처럼 해외에서 노후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지자 해당 국가에 대규모 실버주택 단지를 건설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미국인들이 노후를 보내는 장소로 선호하는 곳은 멕시코, 코스타리카, 파나마, 온두라스, 에콰도르 등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 자체가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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