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황제 마이클 잭슨, 아동추행 변태? 사기극 피해자?

  • 입력 2005년 6월 7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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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늙지 않는 소년’에서 ‘변태 아동성욕자’로?

팝 황제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혐의 사건 공판이 4일 3개월여의 심리를 마무리 짓고 배심원 평결을 앞두고 있다. 평결은 이번 주 중 내려질 전망이다.

배심원 12명은 6일 첫 모임을 갖고 숙의 절차에 들어갔다. 일부 외신은 배심원 12명 중 8명이 자녀를 둔 부모라는 이유를 들어 유죄 평결을 점치고 있다. 잭슨은 5일 심한 스트레스로 척추 고통을 호소하며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잭슨은 2003년 2, 3월경 당시 암으로 투병 중인 13세 소년을 ‘네버랜드 랜치’에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바버라에 있는 네버랜드 랜치는 연극 ‘피터팬’에 등장하는 영원히 늙지 않은 상상의 섬에서 이름을 따온 곳으로 잭슨이 1988년 아이들을 위해 지은 놀이공원 겸 숙박시설이다.

2000년 암 선고를 받고 잭슨을 만나는 것이 꿈이던 소년은 법정에서 “원치 않는 자위(마스터베이션)를 잭슨이 강요했다. 잭슨은 내게 와인을 마시게 한 뒤 침대에 들어가 팬츠 속으로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소년 등이 증언한 날 잭슨은 병을 핑계로 입원했으며 판사가 구인영장을 발부하자 마지못해 환자용 파자마와 슬리퍼 차림으로 법정에 출두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잭슨 측은 토머스 메서로를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이번 사건은 고소인 소년의 어머니가 돈을 노리고 벌인 사기극”이라고 규정하고 초호화 증인들을 등장시켰다. 잭슨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피해자 중 하나로 지목된 영화 ‘나홀로 집에’의 배우 매컬리 컬킨은 “그런 일이 없다”고 증언했고, NBC 토크쇼 ‘투나잇 쇼’의 진행자 제이 레노, 유명 코미디언 크리스 터커 등도 나서 잭슨에게 유리하게 증언했다. CNN의 대담프로 진행자 ‘래리 킹’도 잭슨 측 증언을 위해 법정까지 나왔으나 판사의 거부로 증언하지 못했다.

잭슨은 이번 사건으로 파산 상태에 직면해 ‘네버랜드 랜치’를 비밀리에 매각한 데 이어 비틀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악보 출판권을 지닌 소니 음악출판사의 지분 50%를 담보로 은행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꼭 10년 전 돈으로 도배를 했던 O J 심슨 재판의 재판(再版)을 보는 것 같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에 의해 연일 공판 내용이 보도되면서 법정 앞은 잭슨 옹호자와 비판자들의 시위가 잇따랐다. 법정에서 잭슨의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좌석의 방청권은 2500달러(약 25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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